발상과 표현기법
2월 1주 토요일
현관 중문이 열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조카가 온 모양이다. 점심이 지나고 있는 시간이다. 정신을 차리고 화장실로 가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았다. 그동안 조카는 식탁에 오늘 이야기할 책을 올리고 노트북을 켜 책 이야기 준비를 했다. 이번 설에 선물 받은 차를 우려 식탁에 앉았다. 오늘 책은 '발상과 표현기법'이다.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관한 책이다. 지난번 모임에서 조카에게 이 책을 선정한 이유를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보라 했다. 조카의 답은 상상한 것을 이미지로 표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아니냐고 했다. 하지만 자신은 상상한 것이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보다 문장으로 표현하거나 단어들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며 조카는 미술대회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그림을 곧 잘 그리곤 했다. 그래서일까 조카의 대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말하자 조카가 멋쩍게 말을 돌렸다.
'단어로 표현하는 것'과 '이미지로 표현하는 것'의 차이가 무엇일지 조카에게 물었다. 이렇게 시작한 대화는 언어 발달과 '언어 사용을 위한 사고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시각은 어떻게 다를까에 대해서도 서로 이야기하며 그들의 시각을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누었다.
그림은 즉각적이다. 그렇기에 쉽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감각과 지각이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 해석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결국 그림을 그리다는 것은 그리는 이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을 하다는 것이다. 그림 외의 음악을 배운다는 것도 언어를 배우는 것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더 많은 다양한 이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 가능성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조카에게 제시하는 독서 목록에 예술과 과학에 관한 책들을 넣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표현방법들은 사업을 하는 것에도 꽤 많은 도움이 된다.
물론 소통을 위한 여러 방법들을 '안다 것'과 그것들을 '익숙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별개이기에 조카가 시간을 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라며 이런저런 제시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