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닛 (@_isn.t_it)
[빨간패딩과 할머니의 매너 2]
마지막에 들른 집은 창문쪽에 화분들을 예쁘게 키우고 계시는 집이었어요
어르신은 저희를 보더니 (어서와요~ 추운데 오느라 고생했어요)
가장 따뜻해보이는 안쪽으로 저희를 앉게 하셨어요
쟁반에 요구르트를 두개 꺼내오시더니 (줄게 이것밖에 없네. 어서 들어요/감사합니다!)
어르신은 오랜만의 손님맞이에 설레신 듯
(외출용으로 보이는 꽃무늬 블라우스에 조끼를 곱게 입으시고 손에는 오래돼 보이지만 단정한 가락지들을 양손에 꼭 끼고 계셨어요)
처음 만난 저희에게 소중히 간직하고 계신 가족사진을 보여주시며
(아들 내외와 손자를 소개해주셨어요. 우리 손자가 이번에 중학교에 갔는데~/ 사진속의 아이는 3살정도로 보였지만 더이상 질문하진 않았어요)
저희가 가져간 물품은 살펴보지도 않으시고
(연신 제 손을 따뜻하게 문질러 주시며/쓱쓱~/배는 안고파요? 여기가 오기 좀 멀었죠?/왜 이집은 다른집에 비해 더 커보였을까요)
전 이분이 너무 따뜻하고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이유를 알지 못한 울컥함이 계속 북받쳐 오르더라구요. 그치만 이분앞에서 눈물을 보이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마지막까지 꾹 참았어요)
제 눈에 제일 예뻤던 빨간패딩을 건네드리며 (마지막까지, 와줘서 고마워요~ / 환하게 웃으시는 어르신덕에 건물을 나오자마자 친구랑 저는 서로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어요/잘 참았어~)
가끔 길에서 빨간색 외투의 고운 할머니들을 보면 (시간은 꽤 지났지만 그때가 생각나요)
잘 지내시나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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