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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JUST PILOT 06화

비행은 내가 잘 살다 가는 방법 중 하나

그가 가장 행복해 보일 때

by Isol

"기장님, 이제는 해주셔야 합니다."

"싫어~"


"이렇게 열심히 하는 애가 어디 있냐? 내가 얘기해도 안 해줄 거야?"

"생각해 보고~"


그는 대표님의 절친이다.

대표님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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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고흥플라이트 항공마케터 김신
날짜 | 2025.4.6.
콜사인 | HL-C119
항공기 | CH601 (기체 보유)




1. 소개 및 현재 하시는 일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박보영입니다. 전남 무안군 몽탄면 사창리 출신이고, 지금은 CH601 항공기를 보유해 자가용 비행을 하고 있습니다. 본업은 기계 엔지니어로, 자동포장기계, 오토베이직 머신과 오토패킹 머신을 제작해 여러 업체에 납품하고 있고요. 기계 한 대당 가격은 약 1억 원 정도 합니다.

Q. 현재 고흥플라이트에서는 어떤 형태로 비행을 하고 계신가요?
자가용 항공기를 직접 보유하고 있고, 필요할 때 자유롭게 비행을 합니다. 회사가 비행장 가까이에 있어서 생각이 복잡할 때면 그냥 비행장으로 나와 하늘 한번 올려다보고, 때론 비행도 하면서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Q. 비행 외에 본업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말씀드린 것처럼 자동포장기계 제작 및 납품을 주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설계와 세팅을 다루는 기술자이기도 합니다.

Q. 바쁜 일상 속에서도 비행을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비행은 저에게 ‘쉼’이자 ‘확인’입니다. 내가 잘 살고 있는지, 어디쯤 와 있는지를 하늘 위에서 돌아보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게 잘 살다 가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 비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
Q. 비행을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5년, 고흥플라이트 대표님께서 비행장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오게 됐습니다. 같은 마을, 같은 반이었던 친구인데, 어쩌다 보니 대표님한테 직접 비행을 배우게 되었죠. 친구지만, 그 순간만큼은 스승이었습니다.

Q. 처음 조종간을 잡았던 순간은 어떤 느낌이었나요?
CH601 HL-C083 기체로 처음 비행을 배웠는데, 조종간을 잡았을 때 ‘아, 이게 진짜 하늘을 혼자 나는 거구나’ 싶었습니다. 처음엔 어색하고 떨렸지만, 그게 또 짜릿했죠. 21시간 만에 솔로 비행을 했는데, 혼자서 하늘을 날았다는 사실이 제 인생에서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3. CH601 기체의 매력
Q. 기장님이 보시기에 CH601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CH601은 반응이 직관적이면서도 조종이 안정적입니다. 조작이 민감해서 손에 익으면 정말 기분 좋게 날 수 있어요. 저는 비행을 배우고 나서 중고 CH601 기체를 약 6천만 원에 직접 구매했습니다. 그만큼 이 기체에 대한 신뢰가 큽니다.

Q. 조종 측면에서 느끼는 이 기체의 장점은요?
내가 움직이는 대로 기체가 즉각 반응해 준다는 점에서, 조종사와 기체가 함께 비행하는 느낌이 듭니다. 불필요한 간섭 없이 순수하게 하늘을 느낄 수 있어요.


4. 기억에 남는 비행 경험
Q. 지금까지 비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솔로 비행했던 날이죠. 아무도 옆에 없고, 모든 걸 혼자 판단해야 했을 때. 그 순간 하늘 위에서 '진짜 혼자 하는 거구나' 싶었어요. 그 긴장감과 자유가 공존했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Q. 그 순간이 기장님께 어떤 의미였는지도 궁금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취미일 수 있겠지만, 저한텐 삶의 방향을 다시 잡는 계기였습니다. '내가 하고 싶던 걸 해냈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죠.

5. 앞으로의 비행 목표와 비전
Q. 앞으로 비행을 통해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저는 교관처럼 후배 조종사를 양성하고 싶어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다는 걸,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Q. CH601과 함께 하고 싶은 비행 로망이 있으신가요?
전국 하늘길을 누비며, 바다도 넘고 산도 지나고 싶습니다. 내가 만든 기계는 땅 위에서 움직이지만, 제가 조종하는 기체는 하늘을 가르죠. 그게 인생에서 또 다른 의미가 됩니다.


6. 조종사로서의 철학
Q. 기장님이 생각하시는 ‘좋은 조종사’란 어떤 사람인가요?
늘 겸손하고, 늘 안전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행이라는 게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나 깨나 안전비행. 그게 제 신념입니다.

Q. 후배 조종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처음엔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은데, 천천히 배우다 보면 어느 순간 혼자 하늘을 날고 있어요. 겁내지 말고, 안전하게, 꾸준히 하다 보면 다 됩니다. 그리고 항상, 정말 항상, 안전비행입니다.




작성자 | 고흥플라이트 항공마케터 김신
기록일 | 2025.4.28.





"신아, 카페 가입 어떻게 하는 거야?"

"기장님 인터뷰 보시려고요?"

"아니, 그냥."

"저한테 1분만 주세요. 제가 얼른 해드릴게요."

"그려~ 해봐잉"


그는 언제나 이곳에 있다.

그의 비행기를 타며 시간이 날 때마다 올라간다.


올라가서 자유를 느끼는 듯하다.

나와 함께 비행을 올랐을 때에도.


인터뷰를 하면서 처음으로 그의 진짜 마음을 알게 되었다.

비행이 그에게 단순히 취미가 아니라는 것을.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망, 그는 어느덧 1,000시간이 넘는 비행기 기장이다.


그것도 자신이 소유한 항공기의

기장.


그의 비행기를 직접 관리하고

그렇게 하늘로 오른다.


그가 하는 일이 모두 끝나면

진짜 자유로움을 느끼러 떠나는 것이다.


진짜

자유.


해가 질 무렵 노을을 바라보는 비행기 안에서

그는 드디어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렇게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표님의 친구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런 관계.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


그는 기장을 넘어

교관이 되고 싶다.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그 자신을 좀 더 멋지게 나타날 수 있는


비행은

그에게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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