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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JUST PILOT 08화

엔제니어가 보는 하늘의 맛

꾸준히, 천천히

by Isol

"기장님은 비행이 재밌으세요?"

"이전 비행기랑 특성이 달라서 이거 나름대로 재밌어요."


그는 2주에 한 번, 길면 한 달에 한 번

비행장을 방문한다.


그렇지만, 오늘은 그가 며칠 전 비행을 하고

얼마 안 있다가 다시 온 날이었다.


오늘은 평일.

휴가를 내고 이곳까지 와서 비행기에 탑승한 그에게 나는 인터뷰를 요청했다.

그는 누구보다도 흔쾌히 인터뷰를 받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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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고흥플라이트 항공마케터 김신
날짜 | 2025.4.15.
콜사인 | HL-C081
항공기 | KP5A (067 → 081 전환 중)



Q. 반갑습니다, 이성진 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LG전자에서 데이터 엔지니어로 3년째 근무 중인 이성진입니다. 주로 에어컨 제품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가공하는 일을 하며, 사용자 경험을 분석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비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원래는 막연히 은퇴 후에 비행을 배워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코로나 시기 해외여행이 막히면서 여유 시간과 자금을 활용해 조종에 도전해 보게 되었죠. 생각보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바로 결심하게 됐습니다.



Q. 데이터 엔지니어라는 직무와 비행, 어떤 공통점이 있다고 느끼시나요?

A. 데이터를 잘 쌓고, 구조화하고, 의미 있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게 제 일이에요. 비행도 비슷해요. 반복된 훈련과 감각을 기반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조종해야 하니까요. 처음엔 모르는 게 당연했지만, 데이터처럼 하나하나 쌓다 보니 지금은 자연스럽게 체득된 부분도 많아요.



Q. 항공에 대한 관심은 예전부터 있으셨나요?

A. 네, 어릴 때 항공관제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항공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됐어요. 물론 그땐 재미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짜 조종간을 잡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고 결국 이렇게 하늘까지 오게 되었네요.





Q. 현재까지의 비행 여정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A. 40시간 정도 PIC 시간을 포함해 총 100시간 정도 비행했고, 067 기종을 완전히 숙달한 뒤 현재는 081 전환 교육 중입니다. 067은 엔진만 잘 컨트롤하면 되었지만, 081은 활공비도 좋아서 어프로치가 더 까다롭고 재밌어요. 에너지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죠.



Q. 특별히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A. 067 기종을 처음으로 완벽하게 착륙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플레어를 치며 에너지를 정확히 잡아내는 그 순간의 감각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 이후로는 손님을 태우는 렌털 비행도 무사히 해낼 수 있었고요.



Q. 비행을 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가 있다면?

A. 겸손함입니다. 비행은 ‘잘한다’고 자만할 때 사고가 난다고 생각해요. 큰일 할 때는 괜찮다가, 다 와서 방심할 때 문제가 생기더라고요. 조심 또 조심, 이게 제 철학입니다.



Q. 향후 비행 관련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신가요?

A. 우선 전환 교육을 마친 후, 교관 면장까지 도전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꾸준히 렌털 비행을 하며 실력을 유지할 생각이에요. 자격증만 따고 사라지는 사람이 많은데, 저는 꾸준히 비행을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비행에 관심 있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A. 처음엔 두렵고 모르는 게 많지만, 하나하나 익히면 분명히 익숙해지고 재미있어집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인생에 큰 에너지를 얻을 수 있어요. 현실 속에서 진짜로 하늘을 나는 경험, 꼭 한번 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작성자 | 고흥플라이트 항공마케터 김신
기록일 | 202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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