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비행

작은 비행장을 떠나고 난 후

by isol

작은 비행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이미 떠난 이상, 돌아간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없었다.
다만 나는 알고 있었다.
이곳을 떠나면, 내가 원하던 비행은 더 이상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비행을 하지 않는 날이 점점 많아졌다.
어느 순간부터는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시 달리기 위해 몸에 익혀왔던 가속도를 잃자,
물을 못 받은 꽃처럼 힘이 빠져갔다.
비행은 단순한 일이 아니라, 나를 나로 붙잡아 두던 감각이었으니까.

그래서 방법을 찾았다.
주말을 이용해 다시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길을 찾았고, 실행에 옮겼다.
무보수였다.
왕복 700km였다.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았지만, 그래도 해보고 싶었다.

그 간절함 때문이었을까.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들이 하나둘 손을 내밀어 주었다.
잠시나마 다시 불이 붙는 것 같았다.
이 비행이 이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생겼다.

하지만 결국, 승인되지는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는 말이었다.

나는 이곳에 와 있고,
이곳은 내가 원하는 것만 할 수 있는 장소가 아니다.
내가 가야 할 비행장은
이전과 같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곳이다.
여기에는 고객도 없고, 경쟁도 없다.

만약 비행기가
무한하게 기회가 주어지는 장난감 같은 것이었다면
나는 이렇게까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주어진 에너지는 모두 써야 하고,
그 에너지를 언제나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비행하지 못한 채,
비행을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