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출근 준비를 하던 중 멈칫했다.
"이게 내가 진짜 원했던 삶일까?"
고등학교, 대학교, 그리고 취업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모두가 가는 길을 따라 기계공학과를 선택했고, 3년째 다니던 회사에서 번아웃을 맞이했다.
밤늦게 퇴근하며 머릿속엔 늘 같은 질문이 맴돌았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뭘까?
지금까지 달려온 길은 남들이 만들어준 코스였다.
부모님의 기대, 사회의 기준, 친구들의 추천까지.
'내 의지로 결정한 게 뭐였지?'
결국 그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주위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직장이 어디 쉬운 줄 알아? 계속 다녀,”라는 충고와,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라는 격려가 엇갈렸다.
하지만 그 모든 답변은 그의 마음을 확신으로 채워주지 못했다.
답은 결국 자신에게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출근길 지하철에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든 사람들이 빠르게만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향하는 방향이 진정으로 원하는 종착지인지 고민하는 이는 많이 없는 듯했다.
그는 결심했다.
속도를 늦추고, 자신이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짐을 정리한 그는 새로운 꿈을 품고 비행기에 올랐다.
목적지는 캐나다.
오랜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보기로 했다.
남들이 아닌, 스스로 선택한 길을.
창밖으로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며 그는 속삭였다.
"이제야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걸음이 시작됐어."
그의 첫걸음은 느렸지만, 더 이상 방향을 잃지 않았다.
- 천천히 그렇게 -
천천히, 그렇게 한 걸음씩
주위를 둘러보며 속도를 늦춰
너의 속도로 걸어가, 멈추지 말고
세상은 서두르라 말해도 듣지 마
결국엔 우리는 모두
삶의 끝을 향해 나아가니까
너만의 리듬을 따라
지치지 않게 천천히, 그렇게
무리해서 달릴 필요는 없어
조금씩 체력을 아껴 두면서
너는 어차피 정상에 설 테니까
묵묵히 그 길을 걸어가
결국엔 우리는 모두
삶의 끝을 향해 나아가니까
너만의 리듬을 따라
지치지 않게 천천히, 그렇게
천천히, 그렇게
꾸준히, 그렇게
삶의 끝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