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사돈이 저와 동갑입니다. 저는 아직 며칠 남았지만 바깥사돈은 지난 달 일흔 번째 생일을 맞았고, 오늘 44년 전 개척한 이래 평생 시무한 교회에서 퇴임했습니다. 자칫 딴마음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 동역하던 목사 한 분을 후임으로 세우고 군더더기 하나 없이 깔끔하게 물러나는 모습을 보니 제가 다 자랑스럽습니다.
마침 아이들이 부활절 방학이라 함께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워낙 일정이 짧아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사실 일정이 길다고 덜 섭섭한 것도 아니기는 하지요.
사돈이 손주 얻으면 업고 설교하겠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했다는데, 끝내 지키지 못할뻔했던 약속을 은퇴하는 날 두 손녀 손잡고 입장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게다가 혜인 아범이 축가에 가족 인사까지 맡아서 혜인네 식구가 퇴임식에 크게 한몫했습니다.
사돈네 교회는 오래전부터 장애우 사역을 해오고 있습니다. 아들 내외가 결혼하기 얼마 전에 입당한 새 교회 건물은 모든 시설을 장애우에 초점을 맞춰 마련했고, 장애우 재활과 취업을 위한 시설도 갖췄습니다. 절대 쉽지 않은 길을 자청해 걸어온 그 헌신에 그저 머리가 수그러집니다.
최근 바깥사돈이 갑작스럽게 건강이 나빠져 모두가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 내려놓았으니 속히 건강을 회복해 다른 집들처럼 사돈끼리 식사도 하고 여행도 다닐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바깥사돈, 감리회 중부연회 하나비전교회 김종복 목사의 영예로운 퇴임을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