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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잉여일기

2025.06.12 (목)

by 박인식

나는 같은 이야기 여러 번 하게 만드는 사람을 매우 싫어한다. 두 번까지는 내색하지 않지만 세 번 하게 만들면 표정에 나타나고 그 이후에는 피한다. 문제는 피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알고는 있었지만 일을 같이하기는 처음인 후배가 있다. 할 일을 의논해 나누고 이제 결과를 취합해 마무리 지어야 할 상황인데, 장담한 것과 달리 여기저기서 삐걱거린다. 일은 장담하는 게 아닌데 너무 자신만만해서 오히려 걱정스러웠다. 그렇다고 참견하기도 그렇고.


다행히 목소리 높이지 않고 함께 문제를 확인하고 다시 다짐을 받았다. 어린 나이가 아니니 잘 처리할 것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 왜 그럴까? 도를 닦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개과천선했을 리도 없지 않은가. 다만, 그렇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는 걸 깨달았을 뿐.


예전이라고 그런 사실을 몰랐던 것도 아닌데 그때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 아는 것과 깨달은 것의 차이인가? 아니다. 아는 것과 아는 대로 사는 것의 차이일 것이다. 그래서 나이가 무서운 것이지. 나이가 들면 아는 대로 살아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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