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잉여일기

체코일기 2025.09.27 (토)

by 박인식

두 달 살아본 체코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그저 예쁩니다. ‘아름답다’와 ‘예쁘다’를 어떻게 구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름답다기보다는 예쁜 곳입니다.


우리는 다른 나라를 비교할 때 우선 경제력부터 따집니다. 경제력의 척도인 인당 GDP로 따지면 우리와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곳에 와서 보니 우리보다 훨씬 잘 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숙소에서 현장으로 출퇴근할 때 보이는 집들은 하나 같이 규모가 큽니다. 작은 것이 칠팔십 평 정도이고 어지간한 집은 백 평이 넘어 보입니다. 크기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집들이 하나같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농가주택을 한국에 갖다 놓으면 저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겠다 할 정도이지요. 언제 한번 체코 가정에 초대받아봤으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사는지 몹시 궁금해서 말입니다.


통계에 따르면 체코의 실업률은 유럽에서 가장 낮고 빈곤율을 덴마크에 이어 두 번째로 낮습니다. 골고루 잘 산다는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두 점잖고 친절합니다. 삶의 여유에서 배어 나오는 친절이라서 어색해 보이지 않습니다. 때로 듣기 불편한 말을 해도 순순히 받아들입니다. 아직 대놓고 이의를 제기하거나 반박하는 경우를 보지 못했거든요. 물론 제가 드센 편이기는 하지요.


사방이 다 그림같이 예쁜 곳에서 일에만 묻혀 지내기 아쉬웠지만, 어쩌다 하루 쉬는 날조차 집안일 때문에 나가보지를 못했습니다. 이곳에 온 이후로 처음으로 주말 이틀을 온전히 쉬게 되었습니다. 장기비자 신청하러 한국으로 가는 팀원 둘을 떠나보내고 숙소에서 십오 분 거리에 아름다운 성을 다녀왔습니다.


야로메르지체 성인데요, ‘모라비아의 베르사유’라는 별명을 듣지 않아도 보자마자 베르사유 궁을 떠올릴 만큼 모습이 아주 흡사합니다. 크기만 줄여놓았다고나 할까요. 거기에 성 앞으로 펼쳐진 파르테르(무늬 화단)도 마치 베르사유 궁전의 화단을 옮겨다 놓은 듯합니다. 실제로 이 성은 정원으로도 아주 유명하답니다.


정원이라면 대체로 감상하고 거니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곳은 독특하게도 궁에 식품을 공급하기 위한 정원이었다는 군요. 말하자면 궁에 딸린 텃밭인 셈입니다. 유럽 궁전의 정원이 천편일률적이어서 조금 식상했는데, 텃밭으로 쓰이던 정원이라니 갑자기 관심이 일어났습니다. 정원 한쪽에 한 아름도 넘는 호박을 늘어놓았습니다.


성 투어가 있다고는 하는데, 뭐 거기서 거기겠지 싶어서 정원만 휘휘 돌고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본 친구도 역시 예쁘다고 감탄하더군요. 휴일 오후 혼자 휘휘 돌고 돌아온 정원 사진입니다.


KakaoTalk_20250927_144237219.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1.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2.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3.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4.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5.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6.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7.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8.jpg
KakaoTalk_20250927_144237219_09.jpg
556467689_24577664225176394_6974243675054442412_n.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체코일기 2025.09.22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