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가 자기 생일날 어머니께 선물을 사 들고 왔더라는 말을 들었다. 나아 주시고 길러 주셔서 감사드리노라고. 이래서 아우에게서도 배운다. (1994.11)
아버님 상을 치르는 동안 자리를 비울 수 없어 큰 아우가 산소 자리를 보고 왔다. 워낙 나이 차이도 나는데다 대학 들어갈 때까지 형제들과 떨어져 지낸 터라 아우들이 그저 어린애로만 보였는데 곁에 없으니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었다. 큰일을 치르면서 형제가 많다는 게 얼마나 큰 힘인지, 아우들이 내게 그렇게 큰 의지였는지 비로소 깨달았다. (1996.08)
금년에 교회학교에서 우리 반이 된 아이의 형이 찾아와 동생을 부탁한다며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인사를 받으며 괜히 콧등이 시큰해졌다. 그리고 혼자로 자라 이러한 형제의 사랑을 맛볼 수 없는 자식에게 많이 미안했다. (2005.01)
정해놓은 제목에 대한 기도가 끝나고 나면 어머니부터 시작해서 조카들까지 손꼽아 가며 기도를 한다. 자식이 무엇보다 먼저가 될 법도 한데 혜인이네 식구는 늘 마지막이고 아내는 그나마도 건너 뛸 때도 많다. 평생 형제간에 큰 문제없이 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형제간에 우애가 남들보다 유난한 것도 아닌데 어머니 다음으로 아우들이 먼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맏이로서 어머니 곁을 지키지 못하고 아우들에게 책임을 떠넘긴 미안함 때문일까, 제대로 형 노릇 못한 미안함 때문은 아닐까? 그렇다고 미안함이 사라지기야 하겠나마는. (201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