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아내가 장애인연대에서 지하철 시위를 한다고 했다. 행사가 열리는 일산까지 가려면 지하철 말고는 마땅한 교통편이 없어 난감했지만, 달리 방도가 없어 일단 지하철역으로 갔다. 지하철 3호선이 경복궁역에서 멈춰서 오도 가도 못한다고 했다.
얼마 전 장애인연대에서 출근 시간에 지하철을 막고 시위를 벌였을 때 어느 이름난 정치인이 이를 비난하고 나섰다. 교묘한 언어로 문제를 비틀어 진영을 가르는 그의 발언에 많은 이들이 날선 비판을 가했고, 나 역시 그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사건을 신문기사로 읽을 때 들었던 생각과 오도 가도 못하고 망연자실해 하는 무리 속에서 든 생각은 너무도 달랐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하루 만에 날리는가 싶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역사 안에서는 장애인연대의 지하철 운행 ‘방해’ 시위로 운행이 중단되었다는 방송이 되풀이 되고 있었다. 어쩔 수 없이 운행이 재개되기만 기다리느라 짜증스러웠고, ‘방해’라는 단어를 힘주어 말하는 역무원의 방송도 불편했다. 이삼십 분 만에 열차가 들어왔고 십 분쯤 지각했다. 다행히 같은 상황을 겪은 이들이 여럿 있어서 잘 마무리되었다.
오늘도 여전히 내가 맡은 부스에는 찾아오는 이가 없었고, 대신 직원 여럿이 말을 걸어왔다. 임원 한 분은 회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한참을 설명하고 갔다. 나는 그저 아르바이트생 중 하나이고 싶은데 그들 눈에는 별나게 보인 모양이다. 불편한 게 없는지 묻는 직원에게 넌지시 내근 아르바이트생 뽑을 때 연락 좀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마고 장담은 했는데. 그저 밉상으로 안 비쳤기를 바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