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연장에 대한 찬반은 세대 간 대결이 되었다. 밥그릇 싸움이 되었으니 어느 한쪽이 물러서기도 어렵다. 취업전쟁을 치러야 하는 젊은이들이 반대하는 건 자연스러운데 은퇴를 앞둔 이들 중에서도 적지 않은 숫자가 나이 들어서까지 출퇴근 시간에 맞춰 종종거리며 살아야 하냐며 반대하는 건 뜻밖이다.
지난 몇 달 노는데 재미 붙이니 그것도 괜찮다 싶었는데 어느 순간 자신이 잉여 인간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하루하루 견디는 것도 힘에 겨웠다. 그러면서 정년연장이 경제적인 문제 뿐 아니라 삶의 의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이 짙어졌다.
젊은이들이 정년연장을 반대하는 건 밥그릇 싸움으로 여기기 때문이고 은퇴를 앞둔 사람이 반대하는 건 나이 들어서까지 종종거리며 사는 게 싫어서이니, 밥그릇 싸움할 일이 없고 종종거리지 않아도 되는 역할을 찾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하거나 보조적인 일을 맡기고 그에 맞는 임금을 지급하는 정도로 말이다. 굳이 상용이 아니라 기업이 필요할 때 단기로 일할 수 있으면 나이든 사람도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감당할 수 있고 평생 매여 살던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 훌륭한 해결책이 되지 않겠나. 물론 그러자면 그런 상황을 받아들일 자세가 갖춰져 있어야 할 것이고.
요즘은 십 수 년 전 한국을 떠날 때 상상하지 못했던 변화를 매일매일 실감하며 지낸다. 그래서 지금은 세대 간 대결로 여겨지는 정년연장이 여러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묘수로 등장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