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잉여일기

2022.10.02 (일)

by 박인식

이곳에서도 요 몇 년 코로나로 오페라 무대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취소된 공연이 부지기수이고 가까스로 무대에 올리기는 했지만 관객이 드문드문 떨어져 앉거나 오케스트라가 아닌 피아노 반주로 진행되는 일도 있었다.


비스바덴 극장은 대극장이 매우 아름답지만 막간에 이용하는 로비(foyer)에 견줄 바가 아니다. 막간에 와인을 든 관객들로 채워진 로비는 그것으로 훌륭한 작품이라 할 정도이다. 작년 여름에만 해도 굳게 닫혔던 로비가 오늘 활짝 열린 것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관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와인을 들고 환담을 나누는 모습을 보니 이제야 비로소 극장이 정상화 되었구나 싶다.


엊그제 리허설도 보고 공연 보러 오기 전에 줄거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해서인지 오늘은 아주 몰입해서 관람할 수 있었다. 사실 작품 줄거리를 안다고 해도 자막을 보지 않으면 세세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잡기 어렵다. 독일어 자막이야 내게는 없는 것과 다를 바 없고. 그래서 관람하는 중간 중간에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내친 김에 집에 돌아가서 알아볼 수 있는 자막으로 전체 작품을 다시 한 번 보면 어떨까 싶다. <리골레토>가 베르디 작품 중 두 번째로 손꼽힌다는 평가가 괜한 것이 아니었겠다.


KakaoTalk_20221003_032954001_14.jpg
KakaoTalk_20221003_032954001_08.jpg
KakaoTalk_20221003_032954001.jp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2022.09.30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