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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잉여일기

2022.11.09 (수)

by 박인식

도서관 가는 길에 고궁이 있고 박물관도 있고 미술관도 있다는 건 더 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오늘은 도서관은 잠시 접어두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임옥상 전시회를 가기로 했다. 사실 같은 곳에서 열리는 이중섭 전시회를 가고 싶었는데 이전에 열린 이건희 특별전처럼 온라인 예약을 해야 해서 아예 마음을 접었다.


온라인 예약은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두 주 전 오후 6시부터 받는다. 6시 되기 전에 홈페이지 열어놓고 카운트다운 하고 기다리지만 어버버하다가 보면 이미 예약이 끝나버린다. 1분 2분이 아니라 몇 초 싸움이니 손이 느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사람이 몰리는 특별전만 그렇다.) 지난번엔 운이 좋아 사흘째인가 성공했지만, 그게 다시 가능할 것 같지는 않았다. 대신 화제가 되고 있는 임옥상 전시회를 가기로 했다.


뜻밖에 이중섭 전시회 현장 예약을 받고 있었다. 웬 횡잰가 싶어 예약을 마치고 임옥상 전시회를 둘러봤다. 나는 미술 작품 볼 줄을 모른다. 뭘 봐야하고 어떻게 봐야하는지. 임옥상 전시회를 보면서 처음 감동이라는 걸 느꼈다. 하지만 뭣 때문에 감동을 느꼈는지 설명하지는 못하겠다. 이어서 이중섭 전시회를 봤지만 오히려 임옥상 전시회에 가린 느낌이다. 워낙 인상이 강렬했기 때문이었을까?


옆에서 열리는 최우람의 <작은 방주> 전시회에 흥미로운 설치작품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미술과 기술이 만난 작품이었는데, 그만 설치 작품 시연하는 동안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져버렸다. 실제로 원숭이가 떨어졌다는 말은 아니고. 전시요원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떨어진 것을 올려놓던데, 그 모습까지 작품으로 여겨야 하는 것인지 잠시 혼란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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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221109_161117972_02.jpg <북한산에 기대 살다, 임옥상 2020, 728cm*22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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