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교회학교에서 십 년 가까이 중학교 2학년만 담임을 한 일이 있다. 북한도 그 아이들이 무서워 내려오지 못한다는 공포의 중2, 요즘은 지구 방위에 여념이 없다고 하더라만. 그때는 채팅을 하면 모니터에 쪽지가 막 뜨고 그랬다. 그 아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보내는 쪽지 때문에 일에 방해를 받을 정도였다. 그 정도로 아이들과 잘 지낸다 싶었다. 그런데 채팅에서는 그렇게 수다스럽고 가깝던 아이들이 정작 만나면 아는 척도 하지 않고, 아예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말 주고받기까지 그 후로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중 한두 녀석은 학년 끝날 때까지 데면데면하게 지냈고. 친구면 다 친구인 줄 아는 세대와 온라인 친구와 오프라인 친구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세대 간의 차이였을 것이다.
나는 페이스북 친구를 모두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중에는 워낙 알던 사이여서 친구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태반이 페이스북에서 만난 이들이어서 아직 만나보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 세어 보니 만나야 할 이들이 백 명이 훌쩍 넘는다. 그런 나를 온라인 오프라인 구별하지 못하는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으로 여기는 이도 있겠다. 그게 사실인지도 모르고. 하지만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을 내거나 글을 올리는 이들의 글을 읽겠다고 친구 되기를 청했고, 그래서 그들의 작품이나 주장에 늘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 그런 이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기를 꿈꾸는 건 자연스러운 일 아닌가.
어쩌다 보니 친구 되자고 청하는 분들이 여럿 생겼다. 그럴만한 글이 얼마나 되려는지 모르겠지만, 내 글은 제한 없이 아무나 읽을 수 있고 댓글도 달 수 있다. 내 글을 읽을 생각이라면 굳이 친구가 되지 않아도 아무 상관없다는 말이다. 가까운 분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꽤 여럿 있다. 나는 가급적 친구를 이백 명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관심 있는 글을 읽자고 친구를 청했으니 그들이 올리는 글을 다 읽어야 하는데, 글이 너무 많으면 다 읽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구 말고도 팔로우 해서 읽는 글도 적지 않고. 그러니 혹시 친구 되기를 청했는데 반응이 없더라도 오해는 마시라. 내가 페이스북을 그런 용도로 사용한다는 것뿐이니 말이다.
페이스북을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게 저자와, 혹은 신문방송에서나 만날 수 있는 전문가와 직접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었다. 대부분 궁금증에 대해 기대 이상으로 친절하게 답을 달아주었다. 그러니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고. 친구들께서는 업무에 참조하시라. 귀찮으면 아예 만날 시간 없다고 말씀하시고. 귀찮다는데 찾아갈 만큼 무례하지는 않으니 말이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