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 걱정 없이 살 일이 없는지, 요즘엔 늘어나는 체중 때문에 걱정이다. 지난 12월에 몸이 거북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동네 헬스장에 등록하고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한 해 동안 5킬로그램 정도 줄이리라는 소박한 목표를 잡았다. 보름 정도 지났을 때 조금 줄어든 표시가 나서 그 목표가 그렇게 무리한 건 아니겠다 싶었다.
졸업할 때 85킬로그램 정도 나가다가 결혼하고 두 해만에 세 자리가 되었다. 그때부터 두 자리와 세 자리 경계에서 삼십 년을 보냈다. 사우디에 부임해서 운동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니 그것이 그대로 체중으로 전가되었고, 그래서 영영 두 자리로 돌아가지 못할 줄 알았다. 몇 년 전에 독하게 마음먹고 무설탕 다이어트를 해서 여섯 달 만에 10킬로그램을 줄였다. 그러고 나서 하루걸러 10킬로미터씩 걸었다. 다이어트를 끝내고 체중이 슬금슬금 올라가기는 했어도 안정적으로 두 자리를 유지했다.
서울로 돌아오면서 가장 신경을 썼던 것이 체중이었다. 무엇보다 음식이 풍요롭고 친구들 만날 일도 많아질 것이니 과식 가능성이 다분했기 때문이다. 워낙 조심을 했던지 한 해 가까이 잘 유지했는데 연말에 갑자기 체중이 늘기 시작했다. 이래저래 근력운동을 시작한 건 아주 칭찬받을만한 일이었다. 나이 들면 걷는 운동보다는 근력운동이 훨씬 중요하다고도 하고.
문제는 그 이후로 오히려 체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두 달 넘게 거의 빠지지 않고 매일 한 시간 넘게 근력운동을 하는데 잠시 줄어드는가 싶던 체중이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해 이젠 아예 두 자리로 내려갈 생각을 않는다. 분명히 몸이 가벼워지고 겉으로도 표시가 나는데 말이다. 근육량이 늘어나면 체중이 는다더라만, 고작 두 달 만에 근육량이 늘어봐야 얼마나 늘었겠나. 그렇다고 식사량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아내는 몸이 가벼우면 되었으니 체중에 너무 신경 쓰지 말란다. 저울이 하나면 고장 났나보다 할 텐데 두 곳 모두 소수점 아래짜리까지 같으니. 그것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