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여름부터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 시작했다. 책을 좀 더 효과적으로 읽는 방법이기도 했고, 늘 두려워하는 치매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였다. 그것 말고도 이유가 하나 더 있었다. 당시 사우디 정부에서 부당하게 거액의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어 소송으로 심신이 피폐해 있던 데다가, 자금이 쪼들려 영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저 시간만 보내고 있었다. 시간 보내는 데는 책 읽고 글 쓰는 것만큼 효율적인 것이 없지 않은가. 게다가 유익하기까지 하니.
리뷰 쓴 것을 세어 보니 2020년 34편, 2021년 56편, 2022년 82편이다. 올해 들어 오늘까지 29편을 써 이백 편이 넘었다. 한 달에 여섯 편 남짓 쓴 셈이다.
우리나라 남성 평균수명이 여든을 넘어섰다. 여든이 먼 것 같은데 그래봐야 겨우 11년 남았다.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이 나이가 되었다. 지금 속도라면 한 해에 70편은 쓸 수 있겠고 앞으로 11년 남았으니 숫자로만 보면 770편 정도는 가능하겠다. 지금까지 쓴 200편을 합치면 천 편에 육박한다. 그래서 작년에 아예 리뷰 천 편을 인생 마지막 목표로 삼았다.
떠밀려서 시작한 셈이지만 생각할수록 그때 정말 값진 결정을 내렸다. 그 덕에 백수 생활이 더할 나위 없이 윤택해졌고, 나름 건전하고 유익도 많으니 일거양득에 비할 바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할 일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백수가 아니고서는 짐작조차 어렵다. 게다가 빡빡한 목표까지 있으니 삶의 긴장을 유지하는데 아주 그만이다.
앞으로 11년 동안 한 해 리뷰 70편을 꾸준히 써도 천 편에는 30편이 못 미친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이들 하고만 지내겠다면서도 굳이 전자책을 넉넉하게 챙겨왔다. 한 달에 리뷰 여섯 편을 쓰자면 여간 부지런해야 하는 것이 아닌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 보면 나중엔 포기할 수도 있는 일. 그런들 뭐가 문제냐 하겠지만, 그것마저 하지 않고 지내기에 십 수 년은 너무 길지 않느냐. 그러니 유난 떤다고 너무 흉보지 마시라. 아니면 내가 그대를 귀찮게 만들지도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