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잉여일기

2023.06.01 (목)

by 박인식

큰애와 마인츠에 다녀왔다. 아내와 큰애만 데리고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할아버지랑 갈 곳과 할머니랑 갈 곳이 따로 있단다.


이곳에서 매일 느끼는 것이지만 하늘이 참 맑다. 서울에서는 언제 봤나 싶은 하늘을 매일 보고 산다. 재작년에 서울로 돌아왔을 때만해도 오염이 심해서 하늘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말이 과장인줄 알았는데, 코로나 끝나가면서 하늘이 이전 상태로 돌아갔지 싶다.


라인강은 이미 한여름이다. 그늘 밖을 나갈 수 없을 만큼 햇살이 따갑다. 그런데도 웃통을 벗고 일광욕하는 사람도 있고 한쪽에서는 젊은이들이 비치발리볼에 한창이다. 그늘 놔두고 굳이 뙤약볕 아래 앉아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아이는 날더러 더운데 검정색 셔츠를 입었다고 타박을 한다. 할아버지는 체격이 커서 남의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주로 어두운 옷을 입는다고 하니 웃는다. 이곳 뚱뚱한 사람들 보면서 그런 소리를 하느냐는 눈치다. 아, 이곳에 살아야 할까보다.


아이는 간단한 식사를 주문하고 나는 맥주 한 잔. 돈을 내려고 하니 아이가 자기 지갑을 꺼낸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이젠 아이가 나를 데리고 다니는 형국이다. 아이들 자라는 모습을 보면 나이 드는 거 억울해 할 일 하나도 없다.


큰애는 중학생이 되니 볼 일이 많아졌다. 전자상가에서 필요한 것 살펴보고 서점에 들러 필요한 책 사고. 꼼꼼히 살피는 것을 보니 이젠 아이가 아니다. 간간히 할아버지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고. 잘 자라주어 고맙다. 그런데 굳이 할아버지하고만 가겠다는 게 여기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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