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사적인 공간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유명인들이 자기 의사를 밝히는 공식적인 창구로 널리 이용하고 있다. 유명인이 아니라 해도 자기 생각이나 정체성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으니 더 이상 사적인 공간이라고 주장하기도 어렵게 되었다. 물론 자기 생각을 ‘친구’라는 제한된 사람들에게만 공개하는 경우도 있고, 자기 생각을 공개는 하되 댓글은 ‘친구’에게만 허용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경우가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줄어들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페이스북에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트위터만큼은 아니더라도 글이 상당히 짧았는데 요즘은 어지간한 칼럼 하나 정도 되는 글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논문이라고 해도 될 만큼 깊이 있는 글도 많고, 그러다 보니 원고지 사오십 매 정도 되는 분량의 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뜨인다. 또 한 가지는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것이다. 아마 글이 길어진 것과 젊은이들이 사라진 것이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페이스북의 본질이 사적인 공간에서 공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고는 할 수 없겠다. 사적인 공간이라는 본질이 바뀌지 않았으니 어떤 내용을 어떻게 표현하든 그를 탓할 수는 없는 일이고 정히 언짢으면 읽지 않으면 된다. 그런데도 굳이 글쓴이의 의도에 반하는 댓글을 달고, 언성이 높아지고, 시비가 붙는다.
그런데 과연 남들의 반응이 어떻든 자기 쓰고 싶은 글만 쓰려고 페이스북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도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쓰려고 페이스북을 하고 있지만, 반응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지는 않지만, 반응에 무덤덤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좋아요 숫자가 많으면 흐뭇하고 웃겨요 숫자가 많으면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마저 든다. 물론 공들여 쓴 글이 외면 받을 때는 섭섭하기도 하다. 결국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은 누군가 자기 글을 읽고 공감해주기를 바라거나 최소한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자기 생각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기를 바란다면 굳이 독자들이 반감을 가질 글을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물론 그것이 내가 써야 할 글이고 쓰고 싶은 글이라면 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것이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데 불요불급한 것이라면 굳이 반감을 불러일으키는 글을 써서 자기 생각을 전달하는데 방해가 되도록 만들 필요가 뭐 있을까.
좋은 글을 써놓고도 글의 내용과 아무 관계도 없는 논란거리를 습관적으로 덧붙여 좋은 글이 외면 받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