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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식 Mar 10. 2024

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우리나라에서는 오페라라고 하면 먼저 이탈리아의 베르디와 푸치니를 꼽습니다만 독일에서는 단연 바그너를 꼽습니다. 독일에서는 바그너 오페라 애호가들을 ‘바그네리안’이라고 부를 만큼 위상이 높고, 성악가들도 바그너 오페라를 제대로 소화해야 비로소 오페라 가수로 인정받습니다. 바그너는 모두 열다섯 편의 오페라를 남겼는데요, 그중 후기에 작곡한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을 대표작으로 꼽을만합니다.


사실 저는 바그너 오페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베르디나 푸치니 오페라처럼 선율이 아름다운 작품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몹시 낯설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중기에 작곡한 <탄호이저>나 <로엔그린> 같은 작품은 익숙한 선율이 있어서 보면서도 크게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후기 작품은 좀처럼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혜인 아범이 독일 오페라극장에서 일하다 보니 바그너 오페라 공연을 많이 하고 덕분에 저도 여러 편 봤습니다만, 지금도 뭘 봤는지 잘 모릅니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한 막이 노래 하나로 이루어졌다고 할 만큼 노래와 대사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집니다. 노래에 기승전결을 찾아보기도 어렵고, 심지어는 말하는 건지 노래하는 건지 구별도 안 될 정도입니다. 대사는 자막을 띄워주기는 하는데 독일어에 까막눈인 제게는 무용지물이지요.


바그너가 무려 28년에 걸쳐 작곡한 <니벨룽의 반지>는 흔히 <링 시리즈>라고도 하는데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그프리드>, <신들의 황혼> 이렇게 네 작품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혜인 아범은 그동안 <니벨룽의 반지> 4부작 중에서 배역이 없는 <신들의 황혼>을 제외한 나머지 세 작품에 출연해왔습니다.


올해 독일 비스바덴 오페라극장에서 시리즈로 무대에 올리고 있는 <니벨룽의 반지>에 대한 비평 기사가 이달 초에 나왔는데, 혜인 아범이 상당한 호평을 받았습니다.


“Young Doo Park impresses in the role of the violent Fafner (Rheingold, Siegfried). With a menacing presence, with a clear, mobile bass, he dominates dangerously sharp and impressive as a dragon. His gigantic voice is as captivating in terms of acting as it is memorable in terms of singing. This also makes him ideal for the role of the evil Hunding (Walkyrie). He pursues Siegmund with frightening brutality and deviousness, with hatred and inner force. His voice sends shivers. He is a dangerous and fearsome opponent.”


https://www.ioco.de/wiesbaden-hessisches-staatstheater-der-ring-des-nibelungen-richard-wagner-ioc/?fbclid=IwAR1wXzXI-36-OnvyHU_quBjgXRkszTNIhkkClpVrMe7pUyZOfMUWslGw8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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