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네옴시티의 대표 사업인 ‘더 라인’은 높이 500미터, 폭 200미터, 길이 170킬로미터에 이르는 단일 건물인데, 2030년까지 건설을 마쳐 900만 명이 거주하는 도시로 만들 계획이었다. 요즘 그 사업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도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는 범위는 길이로 2.4킬로미터, 수용 인구는 30만 명에도 이르지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당연한 귀결이니 놀랄 일은 아니다. 뭐 처음 있는 일도 아니고.
2005년 압둘라 국왕이 야심 차게 시작한 킹압둘라 경제도시(KAEC, King Abdullah Economic City)는 2020년 완공을 목표로 인구 200만 명을 수용할 계획이었지만 20년 지난 지금 인구가 채 1만 명이 안 된다.
정작 놀라운 것은 우리 언론 어느 보도에서도 당초 수용 인구가 900만 명이었다는 사실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우디로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숫자이니 수정 목표인 150만 명을 거론하는 의도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이 그 의도대로 당초 목표가 150만 명이었던 것으로 보도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당초 목표가 900만 명이었던 걸 기억 못하는 건가? 그래도 보도하려면 관련 기사를 확인했을 텐데, 혹시 확인조차 안 한 것은 아닐까?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44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