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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석 Sep 06. 2021

테넷, 어렵지 않게 감상하는 꿀팁!

영화리뷰

 2020년 여름에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대작 테넷. 개인적으로는 그 전의 모든 놀란 감독의 작품들을 뛰어넘는 엄청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재미, 작품성 모두에서. 하지만 놀란 특유의 '시간'을 활용한 스토리 진행과 액션의 조화가 누군가에게는 혼란을 주기도 했던 듯하다. 관람객들의 평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사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들을 두고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던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메멘토에서부터 인셉션이나 인터스텔라에 이르기까지. 시간을 뒤집거나, 멈추거나, 흐름을 늦추거나 하는 줄거리 진행은 관객들이 항상 한 번 이상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하다못해 역사를 기반으로 만든 덩케르크조차 각 주인공들의 시간 흐름을 다르게 굴리면서 특유의 작품성을 뽐냈다. 



 이번 테넷은 아예 시간을 거꾸로 가게 만든다. 게다가 007류의 액션씬들이 아주 빠르게 뒤섞이면서 이해의 시간조차 주지 않고 휘몰아친다. 관객들이 혼란스러운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영화 전체를 하나의 큰 흐름으로 보려 하지 않고, 장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를 모두 이해하려고 하다보니 생기는 혼란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놀란의 여러 작품에 비해 다소 부진한 성적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최고라고 추천할만한 영화 테넷을 좀 더 쉽게 관람할 수 있는 팁을 언급한다. 최근 네이버를 비롯해 여러 플랫폼을 통해서도 VOD 서비스가 시작된만큼, 관람하고 싶었으나 어렵다는 평 때문에 다소 거리를 두고 있었던 분들은 이 글의 팁들을 읽고 관람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1. 오페라 씬에서 지연되지 마라!


 사실 테넷이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가장 첫 장면인 오페라 극장 탓이 크다. 누가누군지 이해하기도 전에 총성이 휘몰아 치고, 쾅쾅 터진다. 갓 시작된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 관객들은 당연히 첫 장면부터 잘 담아두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오페라 극장은 매우 빠르게 지나가고, 관객들은 대부분 여기서 영화 이해의 진도가 밀려버린다. 첫 장면부터 말이다.


 단언하지만! 오페라 극장에 현혹되지 마라.

 오페라 씬에서 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이 장면은 그야말로 프롤로그다. 여기서 왜 싸우는지, 누구를 위해 싸우는지 전혀 이해하지 않아도 영화 전체를 즐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저 이 장면에서는 "누군가 싸운다"와 "주인공이 잡혔지만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만 기억하면 된다. 


 만약 아이맥스나 상당히 호화로운 화면과 음향으로 관람하는 관객이라면 이 장면에서 싸우는 모습 자체를 그냥 즐겨도 충분하다.



2. 플로토늄-알고리즘-인버전, 용어 혼란에 머리 긁지 마라!

 

 플로토늄, 알고리즘, 인버전. 헷갈린다. 하지만 이 세 단어는 같은 개념이라고 이해해도 무방하다. 영화의 진행에 따라 표현이 달라지는 것일 뿐. 이 세 단어를 다르게 표현하기 때문에 관객들은 잠깐만 놓쳐도 "아니 왜 플로토늄이 나오는거야?", "아니, 알고리즘은 뭐야?" 할 수 밖에 없다. 

 그냥 세 단어 모두 인버전과 같은 의미라고 이해하시라. 그럼 좀 더 편해질 것이다. 인버전은 영화 예고나 진행에서 쉽게 표현하듯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기술이다.


 아, 물론 과학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엔트로피라는 단어로 설명되는 내용으로 좀 더 고급스럽게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국 엔트로피를 뒤집는다는 설명 없이도 영화는 '시간을 거꾸로 흐르게 한다'로 대부분 이해가 가능하다.




3. 비현실적인 장면은 모두 '인버전'이다!


 누군가는 거꾸로 움직이고, 어떤 차는 거꾸로 달린다. 숨을 쉬기 위해서 호흡기가 필요하고, 대사가 흐르는데 이해할 수 없다. 죽어있던 시체가 일어나거나 부서진 채 떨어져 있던 돌덩어리가 건물로 돌아가서 붙는다. 

 이런 비현실적인 장면은 모두 인버전이다. '아니, 저게 왜 저렇게 움직이지?'라고 생각하고 이해하려는 순간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버린다. 현실적이지 못한 장면은 대부분 인버전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시면 편하다.




4. 주인공의 목적은 인버전을 막는 것이다!


 자, 이제 위의 세 명제를 이해하면 영화는 명백해진다. 주인공은 인버전을 막으려 하고, 악역은 인버전을 활용해서 세상을 멸망시키려 한다. 어떤가? 쉬워지지 않는가? 그저 유치한 여러 만화영화처럼 사토르라는 이름의 악역은 세계를 파괴하려는 역할일 뿐이다. 주인공은 정의롭게 이를 막으려 한다. 


 그럼에도 헷갈린다면 이는 각 장면들의 장소가 너무 다양하다는 점도 한 몫한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 4번의 명제는 이해를 쉬워지게 한다. 프리포트, 요트, 식당, 뭄바이 등등의 장소는 모두 인버전에 대해 정보를 얻기 위해 중요한 곳이거나, 인버전 기술을 탈취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방문해야 하는 장소다. 




 자, 여기까지다. 이제 영화 테넷을 이해하기에 훨씬 간단해졌다. 물론 영화를 입체적으로 즐기고 이해하기 위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그것들은 나중에 작성할 영화 리뷰에서 제대로 풀어놓고자 한다. 이 글은 테넷을 쉽게 보기위한, 그야말로 꿀팁을 제공하는 글이다. 정말 소름돋도록 엄청난 명작이고 대작이라고 느꼈던 그 기분을 관람객 분들도 온전히 느낄수 있길 희망한다. 


 덧. 영화 관람은 공부가 아니다. 모든 장면들을 공식을 대입해서 풀려고 하지 마시라. 때론 그저 느끼는 것이, 오히려 영화가 끝나고 더 많은 생각과 이해,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당신에게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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