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IST PROJECT
때때로 모든 것과의 연결고리를 끊어 버리고 철저히 고립되고 싶어지는 순간이 존재한다.
나는 그 순간의 실존을, 나와 닿아 있는 가까운 연결고리들에게부터 알리려 마음먹다가, 알리고자 하는 소식이 고립의 희망이라는 모순에 놀라, 결국 아무 행위도 하지 않기에 이른다.
그렇게 관계로부터의 고립도, 자의적으로 고립되었다는 사실의 공표도, 선택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줄 알았던 관계의 고리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탄성을 잃어간다. 어느 순간 모든 연결고리는 연결이 안된 것마냥 멀어지고 느슨해져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를 실천하여, 나는 이내 고립의 상태에 가까워진다. 태초에 희망했던 바로 그 상태에 가까워진다. 희망하는 상태에 가까워지면 우울해진다.
모든 관계는 생각이나 희망이나 행위와는 완벽히 독립적으로 자유롭다. 모순과 모순으로 촘촘하게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