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탄
집에서 조금 멀지만 선학역 근처에‘선학별빛도서관’이라고 천체 투영관을 갖추고 있어서 우주별을 관측할 수 있는 도서관이 새로 생겼다. 의자를 뒤로 눕히고 천장에 별을 바라보고, 과학자의 강연도 들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정말 멋진 도서관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천체에 관심을 두길 바랐는데, 그건 엄마의 생각이었나보다. 아이들은 의자에 누워서 콜콜 자고 있었다. 별을 보며 신비로움을 느낄 줄 알았는데, 그보단 일상에서 얻은 피로가 풀리는 곳이었나 보다. 그래서 아쉽게도 딱 한 번 방문하는 도서관이었다.
'송도국제어린이도서관'은 프로그램이 많은 곳이었다. 이곳은 예전 비디오방을 연상시키는 영화를 빌려서 볼 수 있는 개인 공간을 미리 예약할 수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돌아왔다. 또한, 영어그림책이 많아서 아이들이 익숙한 그림책이 나오면 반가워하기도 하고 신기해하기도 했다.
아이들이 이제 도서관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떻게 도서관을 좋아하게 된거지?'문득 새각하다가 아이들과 이곳저곳에 있는 도서관을 정말 많이 방문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곳 말고도 다른 지역에 여행을 가더라도 도서관 문이 열려 있다면 잠시라도 방문해서 살펴보게 되었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서관 나들이'인 것 같다.
나도 책을 책아하지만, 집에서만 읽지 않는다. 다양한 분위기를 느끼면 더 집중도 잘되고, 또 그곳에 맞는 좋아하는 책을 발견할 수도 있다. 또한, 도서관에서 무수히 진행하는 도서관 프로그램은 아이가 원하면 꼭 참여했다. 그중에서도 여름 방학때는 '여름 독서교실'에 매년 아이들을 참여하게 했는데, 단둘이서 걸어가기도 하고 함께 버스를 타고 다니기도 하면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이렇게 도서관 나들이만으로도 아이들이 도서관을 좋아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나는 필독서나 권장 도서를 억지로 읽히지 않고, 갑자기 관심이 생긴 분야가 있다면 그 책을 찾아서 볼 수 있게 했다. 아이들이 종이접기 책을 좋아해서 한 동안은 색종이를 들고 가서 종이접기를 한 적도 있다.
누구나 고민되는 만화책만 읽을 때가 있다.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일 때 내가 억지로 하게 한 것은 <잡지 코너>에서 잡지를 한 권은 꼭 읽고 가도록 한 것이다. 과학동아, 위즈키즈, 수학동아, 독서평설 등등의 어린이 잡지에서 한 권을 읽으면 그 속에서 관심사를 찾기도 했고, 책 광고를 통해 비친 책을 찾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글자 책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따로 어떤 독서기록을 하지 않았다. 그냥 나와 함께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아이의 관심사를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자라서 어느새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되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도 “도서관이나 갈까?”하는 대화는 우리집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다. 그래도 엄마가 책을 자주 보니 학교 수행 평가 때는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추천해주는 게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내 역할이 되었다. 지금은 집도 이사했지만, 집을 고를 때는 흔히 말하는 도세권(도서관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집)을 원하고, 그곳에 살며 도서관은 우리 가족에게 제2의 집 같은 존재가 되었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은 평생학습 공간으로 누구나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공간이다. 억지로 책을 읽히려고 하기보다는 아이와 손잡고 도서관 나들이만으로 자연스럽게 독서 습관이 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