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2]잠깐! 읽기 전에 야구의 룰을 숙지해주세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문학기행, 두번째 이야기

by issueproducer

행복해질 수 있는 비법을 담고 있는 책이라고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어지간히 추천하고 다녔지만, 항상 두 가지 당부 사항을 함께 알려줬었다.


첫째로 B급스러운 표현이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너무 못하니 그 경기를 보던 팬이 마음이 상한 나머지 눈에 흙을 뿌린다는 표현이 자주 나온다.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자기 눈에 흙을 뿌리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또 가상의 캐릭터들이 큰 점수 차이로 지고 있는 경기가 사실은 매우 섬세한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상상하는 내용이 몇 페이지에 걸쳐서 이어지기도 한다. 상상력 자체는 나쁘지 않다만, 읽는 내내 머릿속에서 드는 생각은 딱 하나뿐이다. "얘네 뭐 하는 거지? 도대체 뭐라는 거야?".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 내용은 대충 건너뛰면서 읽으면 되니까.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어려움은 야구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야구 관련 이야기마저 건너뛰어도 되겠지만, 그러기엔 야구 얘기가 너-어무 많이 나온다. 이 책을 조금 더 재밌게 읽기 위해서는 프로야구 운영 방식을 알아야 하고, 야구의 규칙도 알아야 한다.


"어제 야구 직관 갔어. 두산 홈이었는데 롯데한테 이겨서 포스트시즌 진출함! 대박이지?"

야구팬이 아니라면 저런 말을 들었을 때 동공지진을 일으킬 것이다. 야구는 다양한 경기가 있다. 일단 프로야구에서는 KBO리그(1군)와 KBO퓨처스리그(2군)가 나뉘고, 고교야구나 사회인 야구처럼 아마추어 경기도 많다. 그래도 흔히 야구라고 하면 KBO리그를 뜻한다.


야구팬들에게는 에어컨 바람 하나 없어도 야구와 시원한 맥주 한잔이면 더위 사냥 끝!


현재는 총 10개의 팀이, 9개의 구장에서 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모든 야구팀은 자신의 홈 구장을 가지고 있다. 매해 꽃피는 4월이 되면 정규시즌이 시작되어 9월까지 이어진다. 이 동안에는 리그전으로 각 팀이 다른 팀과 모두 최소 한 번씩의 경기를 치르는 경기 방식이다. 더욱 공평한 경기를 위하여 우리 팀의 홈 구장에서 경기를 한 번 했으면, 다음번에는 상대편 팀의 홈에서도 한 번 경기해야 한다. 10개의 팀이 서로 돌아가면서 골고루 경기한 후, 승점을 기준으로 1등부터 10등까지 줄을 세운다. 가을이 되면 1등부터 5등까지만을 모아서 우승팀을 뽑기 위한 포스트 시즌이 시작된다. 포스트시즌은 토너먼트 제도로, 경기 때마다 패자는 제외하고 승자만이 다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순서대로 정규시즌의 5등과 4등이 경기해서 이긴 팀이 3등 팀과 싸우고, 여기에서 이긴 팀이 2등 팀과 싸워서 이기면 1등 팀과 싸울 수 있다. 이 최종 단계에서 이긴 팀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중요한 야구 규칙은 학창 시절 발야구를 통해서 모두 배웠다.


한국인이라면 살면서 몇 번의 월드컵을 겪으며 축구의 규칙은 자연스럽게 익혔을 거다. 하지만 야구는 조금 다르다. 그런 우리에게 야구를 이해시켜주는 좋은 운동이 있으니, 바로 발야구다. 발야구라면 피구와 함께 지역이나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의 학창시절을 뜨겁게 만들었던 최고의 스포츠가 아니겠는가. 학풍에 따라서 공을 굴려주는 투수가 없기도 하지만, 그 외의 발야구 규칙은 야구와 거의 같다. 발야구에서 투수가 굴려준 공을 타자가 걷어차서 뻥 하고 날아가면, 타자는 1루, 2루, 3루를 넘어 홈으로 이어 달릴 수 있었다. 물론 뻥 날아간 공이 땅에 떨어지기 전에 수비수가 받게 되면, 아웃! 그전에 타자가 홈으로 들어온다면 1점 추가. 발야구에서 발길질 대신에 방망이만 휘두르면 바로 야구가 된다. 그러니 발야구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규칙만 이해한다면 충분히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스트라이크존이니 보크 같은 세부적인 야구 규칙은 천천히 찾아보면 그만이다.


발야구와 야구가 가진 또 다른 공통점은 아주 평등한 경기라는 것이다. 서로 번갈아가며 공격과 수비를 하고, 한 번의 공격에 대해서는 똑같이 세 번씩의 공격 기회를 가진다. 그래서 이번 공격에서 전세가 완전히 기울었더라도 수비를 잘 버티면, 곧 다음의 공격 기회가 주어진다. 새로운 공격에서 큰 점수를 낸다면 전체 경기에서 승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생 실전에서는 다음의 공격 기회가 주어지기는커녕, 한 번 털리면 아주 바닥까지 털리기 마련이다. 이에 비하면 인생은 불평등의 연속인데, 도대체 누가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거냐. 야구는 인생과 다르게 아주 평등하고, 그래서 보는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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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의 발췌는 개정판 3쇄를 기준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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