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감성 편집샵 이구
2013년도인가 쇼핑몰을 벤치하다가
웬 독특한 친구를 만났다.
상품을 짧은 카피로 소개하는 29CM였다.
최근에 접한 친구들은 조금 놀랄만한 비주얼 같기도 하다. 카테고리는 적고, 콘텐츠도 간결하다. 그렇게 1년, 2년이 지나자 앱이 히트를 치고 이제는 꽤 전문적인 저널을 발행하는 온라인 편집샵 대표자가 되었다.
브랜드를 아는 친9
29cm은 제품 사진부터 다르다. 보통 업체에서 찍은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이구는 브랜드의 가치와 자사의 톤을 조율하여 소비자에게 제품에 담긴 감정을 전달한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톤의 시작은 ‘Minimal’이었던 것 같다.
이들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작은 브랜드를 알렸다. 비슷한 시기 A LAND도 같은 행동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내가 좋아했던 A LAND 였다. 싸고 이쁜 제품이 많았으니까!) 아무튼 이 둘은 신진 디자이너나 신규 브랜드의 제품을 모아 사람들이 좋아하게 만들었는데 지금 유명한 국내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이때 채널을 잘 탄게 도움되지 않았나 싶다.
국내 첫 In-house 구조의 커머스인 29cm은 그렇게 차곡차곡 자신만의 감성으로 브랜드를 쌓아나갔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명맥을 이어 오고 있는 PT를 시작하면서 ‘커머스 미디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자리를 잡았다.
이구는 Converse, Lush, Toms 등 해외에서 사랑받는 브랜드를 소개하고, 기존에 마니아층을 가진 국내 브랜드 일광전구, 로우로우 등의 철학을 사람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또한 회사 대표나 직원들의 성향인지 월간 윤종신, 무라카미 하루키 등 예술적인 콜라보를 자주 진행하곤 했다.
이구는 MINI 차량의 역사와 철학을 알려주고, FILA가 다시 사고 싶게 만들었으며 이외 많은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해 나갔다. 이구와 브랜드는 서로에게 득이 되었고, 가치를 알아본 소비자 또한 지갑을 열고 덕질을 해 나갔다.
색다른 마케팅도 빠질 수 없다. 특히 1,000만 원 무료 쇼핑 이벤트는 이구의 모든 상품을 교육시키는 1차 효과 + 장바구니에 남은 상품 중 일부를 구매하게 만드는 2차 효과를 가져간 작지만 효과적인 이벤트였다.
추가로 이들은 고객 취향을 반영한 큐레이션 서비스도 진행했다. MAU (Monthly Active Users,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 800만, 실질적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 10%.
회사 규모에 비해 시스템 개발 인원이 많은 구조로 인력풀 최고라고 자부했고, 시스템 개발팀이 여력을 쏟는 것은 아래와 같다.
A. 쇼핑 AI 시스템 고객 데이터 수집
B. 고객을 9가지 유형으로 분리
C. 옷, 라이프스타일 전반 상품 (책, 노래, 전시) 추천 D. 선호하는 색상, 구매하는 시간대를 취합한 최적의 큐레이션 제공
모바일로 대동단결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저 태평양 건너까지 유명해진 계기는 바로 Mobile App Service였다. 내 기억에 단순히 앱만 출시한 게 아니라 이때부터 Web/Mobile을 모두 고려한 OSMU(One Source Multi Use)가 시행된 것 같다.
VER 1.0
메인 전면에 시/분/초가 대문짝 만하게 표시된 게 인상적이었고 이때부터 카드형 콘텐츠를 차용, 스크롤 시 텍스트에 시차를 적용한 Following Text 기법이 국내/외에 큰 호응을 일으킨 것 같다.
VER 2.0
기존의 구조는 유지한 채 다양한 변화가 있던 버전으로 아래 영상을 보는 걸 추천한다.
VER 3.0
GUIDE TO BATTER CHOICE
기존의 헤리티지는 유지하며 고유의 에센스 (로고, 컬러, 서체, 아이콘, 사진, 어투) 등을 새롭게 정의했는데. 어린 친구들은 로고를 보여주고 이게 무슨 표시인지 아냐며 자랑을 늘었고, 업계 아재들에게는 -_-:: 이모티콘 같다고 놀림받았다.
개인적으로 정리된 가이드가 마땅히 좋지는 않았던 나로서는 인상 깊은 추억이 없으나, 2018년 새로운 카테고리 전면 개편에서 큰 충격을 받은 기억이 난다. (리뉴얼에 대해서는 아래 아래에...)
블랙 에디션의 시작
신진 디자이너와 함께 하는 컬래버레이션에서는 9개의 브랜드 스토리를 담은 콜렉터블 박스인 ‘블랙 에디션’ (Black Edition)을 출시해 고객들로 하여금 각 브랜드의 충만한 감성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매 고객에게는 추첨을 통해 친필 사인이 들어간 에단 호크의 책, 제이슨 므라즈의 기타, 조니 뎁 DVD set를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친구 같은 PLATFORM
‘인생은 50 대 50이다’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다룬 MD 제작/판매 > 29CM 연락 > 매진
감성 푸시 LUCY
영화 ‘Her’의 여주인공처럼 말을 건네 오는
29CM 2018 RENEWAL
기존 서비스 유지/보완하고 콘텐츠를 강화
4개의 메뉴(Speicial-Order, Campaign, PT, Guide)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 유도했는데 이는 곧 미디어에 대한 자신감이자 콘텐츠와 상품의 위계를 잡는 즉, 콘텐츠를 더 중요시 한다는 의미로 보인다.
A. 기존의 스낵형 콘텐츠 및 깊이 있는 PT
B. Special Order를 통한 독점 상품/콜라보
C. 신선/흥미로운 해외 TOUR 콘텐츠/상품
D. 다양한 주제의 저널 발행 (쇼핑 및 컬처 가이드)
E. 상품을 어떤 주제로 묶어 카피로 한눈에 보기 쉽게 노출 (쓱쓱 보다가 클릭할 수 있게)
아마 초기에는 일반 직원부터 주니어급 콘텐츠 기획자에게 문구를 뽑아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는 (지금도 그렇다 할지라도) 전문적인 저널과 문화/예술,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음악 콘서트, 호텔 숙박권 등 무형 상품의 연계는 정보 전달 및 구매 연계를 둘째치고, 개인적으로 쿨한 면모를 느끼게 해줬다. 이구의 본모습이랄까?
다양한 문화를 제안하고 즐기게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요건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나라에 꼭 필요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영회 관객수가 주는 그 날이 우리 문화의 다양성이 존중되는 그 날이 아닐런지..) 물론 아직까지 이구의 매출이나 수익은 높다고 볼 수 없지만
이들(MR PORTER)이 PT를 맡겼을 때
적어도 한국의 대표 온라인 미디어 채널은 이구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이들은 단순 플랫폼을 넘어 이구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마케팅 효과가 생기는 브랜드 제안 및 소개 채널로 성장했다.
이들은 지금도 강남역에 하나은행과 콜라보란 오프라인 매장을 내놓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으며, 스타일 셰어라는 오랜 친구와 함께 서비스의 확장과 매출 증대를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 카테고리에 제한이 없으며 모든 브랜드를 품을 수 있는 쿨한 어버이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매출 (단순 온라인 매체 정보 취합)
- 2014년 100억 예상
- 2015년 151억
- 2016년 200억
- 2017년 300억
- 2018년 500억 목표
방문자수
- 2015년 10월 앱 방문자 150만 명
- 2016년 12월 순 방문자 80만 명
인력
- 2017년 100명 (커머스 30명, 미디어 35명) + 외주 (아마 Plus X)
- 2018년 80명 + 외주 (아마 Plus X)
조직 운영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agile 조직 운영.
8개 팀과 20개 유닛 구분된 회사 조직 16개(기획, 개발 20명, 디자인 중심 외 에디터 10명). 유닛과 상관없이 프로젝트 단위로 참여/해체 (프로젝트 팀 인원은 3-10명)
블로그 활용 방식의 변화
질문을 보내면 29CM 직원들이 번갈아가면서 답변. 좋아하는 브랜드, 궁금해하는 브랜드의 질문을 던지면 사람 대 사람으로 답변/소통을 이룬다.
ABOUT US
출처: 29cm App (여기 직원 아님, 홍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