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도 2층 침대 계단을 오른다

집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자리

by 냠냠첩첩

나의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집에서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2층 침대 아래 책상 의자 위다.


2층 침대는 실용적이고 가성비 좋은 가구지만, 사실 어릴 적 나의 작은 로망이기도 했다. 평소에는 닿지 않던 천장에 손을 살짝 대어보고,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마치 성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1층에는 스탠드를 설치해 마치 나만의 1인 독서실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그 책상 위에서 나는 자격증을 따고, 대학 강의를 듣고, 인턴을 구했다. 그리고 지금도 미래를 꿈꾸며 펜을 들고 앉아 있다.


어른이 되면서 2층 침대는 조금 불편해졌지만, 온갖 추억과 나의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이 침대를 쉽게 버릴 수는 없을 것 같다. 소녀 시절과 20대 초중반을 함께 보낸 공간이기 때문이다.


나날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2층 침대를 보며, 나도 이 침대처럼 함께 나이를 먹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나는 계단을 오른다.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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