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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TI Sep 24. 2020

3-1. 요새 제일 트렌디한 속옷, 여성용 사각팬티

<핑크 택스 절세 수업> 세번째 탐구

안녕하세요,

ISTI입니다.


어느덧 세번째 수업을 맞이하게 되었네요!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매 주제마다, 2030 여성들의 소비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려고 노력합니다.

저희가 그렇듯, 여성 소비문화에 대한 고민을 하는 2030 여성들이 많으니까요.


이번 주제는 그렇기 때문에, 마카롱, 젤 네일과는 또 다른 문화적 맥락으로 생산된 제품이면서

"핑크 택스" 제품이라는 논란을 갖고 있는 여성용 사각팬티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여성용 사각팬티...가 낯선 분들도 있을 거고,

너무 편하다!고 생각하며 현재 입고 계신 분들도,

굳이 "여성용"이라는 이름을 붙임으로써 또 다른 차별에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이번 편을 통해 ISTI도 여성 속옷, 사각팬티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으니 저희가 배운 내용 흥미롭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이번 리포트 또한 두 파트로 나누어, 

이번 파트에는 제품 소개 및 소비 배경, 그리고 ISTI의 체험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다음 파트에는 사각팬티 생산자 분과의 유익한 인터뷰 내용을 공유드릴 예정인데요,

무려 직접 사각팬티를 제작하여 크라우드펀딩으로 판매하신 페미니스트셸리님을 모셔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심지어 ISTI와 함께 버터나이프크루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이거슨 운명의 데스티니..?)


인터뷰 내용은 2주 뒤 사각팬티 3-2 팟캐스트 업로드 시점에 함께 업로드 될 예정이니, 리포트와 팟캐스트 둘 다 기대해주세요!


1. 제품 소개 및 소비의 문화적 배경


여성용 사각팬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여성 속옷의 역사를 돌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고대 때부터 하의 속옷으로서의 팬티는 존재하였지만 사람들이 특히 여성들이 일상에서 지금처럼 입고 다닌 것은 꽤 최근의 일이라고 합니다.  


구어적으로 "팬티"로 알려진 속옷이나 드로오즈는 르네상스 시대에 기능을 위해 처음 착용되었지만 여성들의 정절 장치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또한 여성 성기와 직접 접촉하기 때문에 속옷은 가장 야한 옷으로 여겨져, 속옷을 많이 입지 않았고, 19세기 중반까지 주로 매춘부와 어린 소녀들이 입었다고 합니다. 

팬티가 여성의 보편적인 속옷이 된 것은 프랑스 대혁명이 휩쓸고 지나간 뒤 19세기에 여성의 사회참여가 점차 확대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였다고 합니다. 


한국의 여성들 또한 팬티와 같은 속옷이 대중적인 의복이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속저고리, 속곳과 같은 것을 착용하긴 했으나 그것은 특정 계급만을 위한 옷일 뿐 대중적인 속옷은 아니었습니다. 속바지나 고쟁이, 전통적인 반바지인 베잠방이를 속옷 혹은 팬티라고 주장하는 견해도 있는데 역시 아낙네들이 속바지나 고쟁이 차림으로 들에 나가 일했던 것으로 보아 그것이 속옷이 아니라 겉옷의 한 종류인 작업복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팬티’는 일제 식민지 시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현재 주로 입는 여성용 삼각팬티는 1930년 일본인들이 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해지자 천을 아끼기 위한 골육책으로 아주 작은 팬티를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되었고, 

한국의 경우 1930년대 이후부터 현대의 메리야스 공장들이 설립되며 속옷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이후 1950년대에 부모님들을 통해 많이 접하셨을 BYC, 쌍방울 등 브랜드가 등장했고, 

1980년대에는 여성용 속옷인 비비안, 비너스까지 "속옷 4강시대"가 됩니다. 

특히 비너스와 비비안은 그동안 브래지어, 거들 등 보정 속옷으로 대표되는 여성 속옷은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비전문 업체의 진입이 어렵고, 

인종별로 체형도 달라 해외 유명 브랜드가 들어와도 힘을 못 써 대표 속옷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와 같은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던 여성 속옷 시장에서의 입지가 약해졌는데요.

특히 젊은 여성들에겐 다소 올드한 이미지도 있고, ISTI 또한 비비안, 비너스와 같은 브랜드에서 속옷을 구매하진 않는다는 점을 대화하면서 발견했는데요.


최근 여성들의 속옷 소비 트렌드가 바뀌며 전통 한국 속옷 기업들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인데요. 

먼저 이들이 유통 체인관점에서 오프라인 상점 판매 방식을 온라인에 맞춰 접목하지 못한 것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핑크택스’의 관점에서 산업을 분석하고 있으니 두 번째 이유가 더 중요할 것 같은데요. 


바로 최근 페미니즘, 바디 포지티브(자기 몸 긍정주의), 내추럴리즘 등과 같은 화두로 여성들이 ‘보이기에 예쁜’ 화려하고 보정능력이 뛰어난 제품을 입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입었을 때 편안한 속옷을 찾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와이어를 빼고, 보정 기능 대신 통풍 등에 신경쓴 에어리즘, 노와이어 제품을 내세운 유니클로와 스포츠 의류 브랜드의 입지가 커지며, 기존 BYC의 입지가 약 11%에서 8.2% 떨어지는 동안 유니클로는 2.2%에서 3.1%로 입지를 확대했다고 합니다.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빅토리아 시크릿 쇼는 획일적인 신체미와 성적대상화로 논란 가운데 중단되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이와 같은 바람이 우리나라보다 앞서 불고 있었는데요.

보기 예쁜 보정용 속옷으로 유명한 빅토리아시크릿의 점유율은 2013년 31.7%에서 2019년 24%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반면, 에어리, 나이키, 아디다스, H&M 등 스포츠·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속옷 점유율은 2013년 9.1%에서 지난해 12.7%로 증가했는데요.






다양한 신체 사이즈에 맞는 와이어가 없는 브라렛과 편한 속옷을 강조하는 에어리와 같은 브랜드들이 요새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체 점유율 상으로는 여전히 빅토리아시크릿이 앞서고 있지만, 젊은 여성들의 에어리와 같은 브랜드에 대한 높은 선호도를 봤을 땐, 점유율 격차가 점점 줄어들 것 또한 예상 가능합니다. 








속옷 산업 전반이 아닌 ‘팬티’에 맞추어 시장을 살펴봐도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브랜드 ‘자주’는 올해 1월 여성용 사각팬티인 ‘보이쇼츠’ 2종과 트렁크를 출시했습니다.


 이 제품들은 출시 2개월 만에 여성용 팬티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할 만큼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합니다. 


2~3년 전 와이어 없는 브라와 브라렛이 "편한 속옷" 트렌드의 대표주자로 유행을 선도했다면, 

최근에는 여성용 사각팬티가 (아직은 대중성은 떨어지지만) 점점 주목을 받으며 "편한 속옷" 트렌드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2. ISTI의 체험기


그렇다면 이와 같이 여성용 사각팬티가 점점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시장 가격은 어떻게 형성되어어있을까요?


저희는 온라인에서 여성용 사각팬티, 남성용 사각팬티를 찾아봤을 때 일반적으로 여성용 사각팬티가 남성용 사각팬티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점을 발견했는데요.


이와 같은 가격차이가 합당한지를 이해해보기 위해서 직접 여성용, 남성용 사각팬티를 구매하여 체험해봤습니다. 


체험에 나서기 앞서, 저희가 궁금한 점은 크게 3가지가 있었는데요.

1. 가격 차이가 원단 등의 차이로 인해 발생한다면, 그로 인한 질적 차이가 합당한가?
2. 원단이 똑같고, 실 착용 시에도 차이가 없다면 가격 차이가 합당한가?
3. "편한 속옷"에 대한 여성들의 바람으로 인해 생긴 사각팬티에 대한 수요를, 편함보다 꾸밈 (허벅지살 빠짐, 사타구니 착색 방지, 몸매 보정 등) 목적으로 마케팅하는 제품의 가격 형성 또한 핑크택스인가?


저희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저희는 각자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제품들을 착용했습니다.


1. 피치우롱티유자차는 동일한 브랜드에서 판매하는 재질이 다른 트렁크 (여성용 트윌 면트렁크 13,900원, 남성용 순면 트렁크 3,900원)를 구매하여 착용했습니다. 


2. 결명자차는 아예 재질 또한 같으나 가격만 차이가 있는 동일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여 실 착용 시 편함의 차이에 대한 후기를 공유했습니다.


3. 밀크티는 추가적으로 사타구니 착색 방지, 몸매 보정 등을 강조하는 (유튜브에서 굉장히 많은 광고를 볼 수 있는..) 슬00인 브랜드의 드로오즈와 여성용 트렁크를 착용하였습니다. 


다양한 가정을 가지고 체험기에 나선 건 처음이라, 저희도 착용 후기를 나누며 흥미로웠는데요, 

자세한 착용 후기에 대한 이야기는 팟캐스트 (링크)에서 확인 부탁드려요!


간략하게 체험에 대한 저희의 감상을 공유하며, 다음번에는 생산자 인터뷰로 돌아오겠습니다!


유자차: 팟캐스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여성 사각팬티 생산자의 의도가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떤 생산자는 여성 신체의 자유를 위해 상품을 출시했지만 또 어떤 생산자는 오히려 여성의 꾸밈 욕망을 이용하는 광고를 하고 있듯이요. 결국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비판적인 소비가 있어야 판매자들도 우리의 눈치를 보지 않을까요?
피치우롱티: 구매할 때 성별에 따른 가격차가 커서 화났던 것 외에 입으면서는 남성용도 여성용도 그저 편하기만 해서 기분이 내내 좋았습니다. 아빠만 이 편한 걸 입고 살았다니 약간의 배신감도 들었어요,,,,
결명자차: 구매부터, 상품 개봉, 착용까지 분노를 일으켰던 여성용 트렁크.. 제가 산 제품은 정말 기능이나 품질면에서 여/남성용의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약 4-50%나 차이났어요. 도대체 왜들 이러는걸까.. 여러분 우리 그냥 남성용 사서 입읍시다^^
밀크티: 사실 재질 또한 같은 트렁크를 구매하려 했어도, 여성용 트렁크는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어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아직 규모의 경제가 실현 불가한 수요라고 해도, 다양한 가격대 형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사각팬티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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