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부터 쉽지 않았다.
아이는 졸린데도 끝까지 버티려는 듯 팔다리를 바르작거리며 잠을 거부했다. “아기는 자기의 정신이 급격히 변하는 잠을 생명의 위협처럼 느낀다”는 말이 있다. 처음 들었을 때는 반신반의했는데 이제는 알겠다.
내 아이는 정말로 잠과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지난 주는 유난히 힘들었다. 엄마야, 엄마가 있어, 잠은 무서운 게 아니야. 꼬옥 안고 여러 번 말했지만 아기는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오려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여 잠을 떨쳐내려 했다. 그 절박한 몸짓이 안쓰러우면서도, 동시에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한 달. 여전히 갓난쟁이인데 어느덧 신생아 기간이 공식 종료되었다. 퇴근길 남편에게 작은 케이크를 부탁해 아이의 생후 한 달, 그리고 우리의 부모 한 달을 기념했다. 사진 찍는 내내 아기가 울어서 사진구도 따위는 신경쓸 새도 없었다. 케이크 올린 테이블이 사진 중심을 차지하고 정작 가족 셋은 변두리에 찍혔는데 다음날에서야 그걸 깨달았다.
사진 속 내 얼굴은 누렇게 뜨고 눈이 퀭해 피곤이 역력하다. 주 6일을 일한 지 1년 가까이 되어가는 남편도 마찬가지. 우리가 함께한 시간이 얼굴에서 배어난다.
낮에 다녀온 접종 겸 영유아검진에서는 약한 태열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마음이 쓰였다. 밤에 재우면서 혹시 새벽의 냉기가 추울까 봐 배냇가운을 입혔다. 하지만 아기는 정말 열이 많다. 새벽에 수유하며 체크한 냉감 시트가 땀에 젖어 있었다. 기저귀를 갈면서 민소매 옷으로 살살 갈아입혔는데 결국 아이가 깨 버렸다.
잠들지 않는 새벽이 시작되었다.
분유를 조금 더 먹였지만 곧 게워냈다. 내 스마트워치와 옷 위로 분유가 흘러내렸고, 아이는 기분이 상했는지 크게 울었다. 그리고 이어진 딸꾹질. 낮에 겨를이 없어 정리 못 한 건조기를 뒤져 딸꾹질 모자를 씌워 봤지만 익숙지 않았는지 오히려 더 크게 울었다. 결국 분유 30cc를 추가로 먹이고, 살살 안아 트림을 시킨 뒤에야 겨우 고요가 찾아왔다.
이제야 쉰다 생각하며 침대에 눕히려는 순간, 익숙한 냄새가 났다. 응가였다.
‘그냥 잘까, 아니면 기저귀를 갈까.’
짧은 순간 수없이 망설였지만, 결국 기저귀를 갈았다. 다시 깨우지 않으려 숨을 고르며 조심조심 움직였다.
이렇게 아이와의 시간이 흘러간다.
버거움과 피곤, 그 사이사이의 사랑까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