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아래서

4월의 어느날

by itchy foot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벚꽃 나무 아래에 서 있어

벚꽃잎이 하나, 둘, 셋, 넷…

하나씩 떨어지는 벚꽃잎이 나를 물들이고 있어

처음에는 작은 점 같던 것들이 이제는 분홍빛으로 번져가고 있어

그렇게 그렇게 번져가던 흐린 분홍빛이 이제는 가슴 속까지 물들이고 있어



그렇게 점점 늘어나는 벚꽃잎을 맞으며

나는 그렇게 서서히 물들어가고 있어

그렇게 떨어지는 벚꽃잎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손으로 살포시 막아 보지만 소용없어

그저 벚꽃잎을 그렇게 그렇게만 바라보고 있어



살포시 어깨 위로 내려 앉은 벚꽃잎이 작은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나는 그냥 그렇게 분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있어


4월의 어느날

이렇게 봄을 만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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