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뉴질랜드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 마케터로 1년간 인턴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마케팅이 생각 외로 제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반대로 인턴 생활 중에 엑셀을 이용하여 데이터를 관리하고 시각화하는 일을 하면서 데이터를 통해 어떤 의미 있는 통찰력을 얻어내는 일에 관심이 생겼고요.
그래서 군 생활 중에 Google Analytics 자격증도 취득했고요. 지금은 커리어 전환을 위해 데이터융합SW학과에 진학하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막연히 언젠가는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기를 꿈꾸고 있는데, 정보가 없어 막막합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되려면 어떤 역량과 스펙이 필요한지, 또 어떤 커리어 패스를 밟아나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데이터 분석가는 석사 이상을 많이 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꼭 통계 관련 석사과정이 필요할까요? 바쁘신 와중에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멘티님.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고 싶은데 관련 정보가 많이 없어서 고민하고 계신 거 같아 보입니다.
우선은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려면 어떤 역량, 어떤 스펙이 필요한지 질문해 주셨죠? 저는 자격을 준비하기보다는 그냥 데이터 분석가로 일을 하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데이터 분석가를 하고 싶은데 데이터 분석가를 하면 된다니 이게 무슨 말인지 싶을 겁니다. 이제부터 제 경험을 차근차근 이야기해볼게요.
제가 정의하는 데이터 분석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기록하고, 이해하여 설명 가능한 지식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입니다. 보통 기업에서는 매출, 상품의 판매량, 고객의 재구매율 등 기업의 활동을 수치로 정의하고 지표로 만들어 비즈니스가 현재 어떤 상태이며 앞으로 어느 부분에 힘을 쏟는 게 좋을지 논리를 만들어 가는 데 데이터 분석이 활용되지요.
여기서 구매내역, 상품의 정보, 고객의 활동 내역 등은 DB(데이터베이스)에 저장이 되어있기 때문에 대량의 데이터를 핸들링 하기 위해서 SQL이나 R, 파이썬들을 활용하게 됩니다. 다만 핵심은 단순히 SQL, R, 파이썬 같은 IT기술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정의가 되어있지 않은 현상들을 어떻게 정량적으로 정의하지?'와 같은 논리. 즉 사고력입니다.
실제 업무를 진행할 때도 SQL에서 데이터를 추출하거나, R,파이썬으로 데이터를 가공하고 테블로(시각화툴)을 이용해 대시보드를 제공하는 일들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이런 부분들은 겉으로 들어나는 부분들일 뿐 분석업무에 질을 높이는 것은 얼마나 많이 고민했나로 결정이 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학원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은 IT 기술이 대부분이지만, 회사에서는 마케터를 비롯해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마주하고 고민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가가 되려면 학원이 아닌 현장에 가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죠.
저도 처음 취직을 준비했을 때 굉장히 막막했습니다. 멘티님처럼 막연하게 데이터 분석이라는 일을 하고 싶었죠. 저는 데이터 분석이니 무조건 IT 관련 업을 하고 있는 회사로 가야겠다 생각했습니다. 첫 회사는 실험실정보관리시스템을 개발하는 직원 8명 정도의 회사였습니다. 통계분석연구원으로 일을 했고, R스크립트를 짜기도 했지만 주 업무는 엑셀작업을 하고 자료 정리를 하고 참고자료를 찾는 일이었지요.
일이 따분하기도 하고 더 발전하기는 어렵겠다고 판단이 서 이직을 했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CRM 컨설팅 회사였죠. CRM(고객관계관리)은 고객정보, 구매내역 등을 분석해서 고객세그먼트를 나누고 각각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핵심고객을 찾아내서 고객들이 이탈하지 않게 멤버십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타겟마케팅을 하는 전략을 짜는 등의 업무를 하는 회사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곳에서 일하면서 ‘통계 계산 또는 데이터를 통해서 나온 숫자 자체가 어떤 답을 주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이전 회사에서 하던 데로 회귀분석을 통해서 모델을 만들었지요. 예컨대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A 영역은 20%만큼, B는 30%입니다” 라고 보고하는 거죠. 멘티님. 돌아오는 답변이 뭐였을 것 같나요? 저는 '그래서 뭐요?', '그래서 뭘해야 되죠?'라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없었고, 영업, 마케팅에 대해서 지식이 전무 했기 때문에, 숫자를 그냥 숫자로 전달하고만 있었는데,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여기서 배웠습니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어떤 논리를 세울지 그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숫자, 지표, 데이터는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 방안을 내놓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이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을 몰랐습니다. 특히나 저는 숫자만 볼 줄 아는 이과생이었고, 수식이나 공식이 아닌, 생각이나 논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방법을 잘 몰랐습니다.
데이터 분석가는 혼자서 일할 수 없고, 마케터, 영업, 개발자 때로는 임원들과도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이 정도 수준이면 괜찮다가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꾸준히 연구해야 하는 프로세스지요. '중국집에서 단무지 더 주세요'라는 말도 어려워했던 사람이었지만, 컨설팅 업무를 통해서 새로운 회사에 가서 적응하고 또 소통하는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숙박예약어플을 운영하는 회사에서 Business Analyst로 일하고 있습니다. 좀 더 비즈니스 전략에 영향을 끼치고, 비즈니스 액션 플랜을 제안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멘티님. 석사 진학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멘티님은 경영학을 전공하셨기에 저보다도 더 유리한 입장에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가장 좋은 스펙은 직접 그 일을 해보는 겁니다. 직접 해봐야 내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알 수 있고 무엇을 더 준비해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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