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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잇다 itdaa Nov 27. 2017

회사 사무실 속의 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자

잇다 정태선 멘토님께서 작성해주신 칼럼입니다.

취업.

듣기만 해도 소화가 안 되고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도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 태어난걸까?' 라는 의문이 증폭될 무렵 취업은 극도로 제 목을 죄고 있었습니다.

벌써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덧 저는 회사원이 되었지만 지금도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하루하루를 고민하며 이 길이 맞는지 되돌아보고 때로는 이직도 생각해보고 때로는 창업도 생각해보며 그 흔한 회사원 중 한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참 그렇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인생을 살아왔는데 특별한 것을 원한답니다.

무엇이 그렇게 새로운것인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경험을 요구합니다.


너무 답답했지만 그 시간동안 제가 가장 많이 했던 일은 자신과의 대화였습니다.


너는 누구니.

여기서 뭐하고 있니.

무엇을 위해 사는거니.

취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이니.

진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니.

아직까지 잘 살아왔다고 생각하니.

내가 남들과 다른 점은 무엇이니.


치열하게 자문자답을 했지만 계속해서 보는 불합격 통보 이메일과 문자는 더욱더 자신감을 상실하게 했습니다.

서류-인적성-1차면접-2차면접-... 한단계 한단계가 철옹성 같아 절대 깨지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던 적도 있습니다. 그 단계들을 거쳐 마침내 최종합격 전화를 받는 날은 인사팀 담당자에게 몇 번을 되물었습니다.

정말이에요?...

그렇게 사회구성원이 되었고 중간에 이직을 한 번 했지만 오늘도 다행히 출입카드를 목에 걸고 사무실 자리 하나를 사수하고 있습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이라도 읊는다고 회사의 맛을 좀 보니 취업에 대한 나름의 개똥철학이 생겼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회사 사무실에 앉아서 모니터를 보며 일하고 있는 나를 상상해보자" 라는 것입니다. 회사가 원했던 새로운 것은 구체적인 것이었고 특별한 것은 현실적인 것이었습니다.


내가 지금 회사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다고 상상했을 때


나의 하루 일과는 어떻게 구성될지.

사원으로 들어간 나의 위치는 어떠할지.

내가 주로 받게 될 업무지시는 어떤 것일지.

내가 다루게 될 프로그램과 시스템은 무엇일지.

전화는 어떻게 받아야될지.

회의시간에 나의 역할은 무엇일지.


실제 업무에 대한 구체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해보고 그것에 대한 답변을 정리해본다면 그것이 한번도 회사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취업준비생에게는 매우 특별하고 새로운 것이 될 수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SI 업체 1차면접시 질문을 되새겨봤습니다.

"혹시 SAP를 아시나요?" 나름 ERP를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저는 ERP에 대한 원론적인 정의를 둘러댔고 면접관께서는 고개를 들지도 않고 다음 질문을 하셨습니다. 이때 내가 SAP를 하게 된다면 어떤 모듈을 다루고 있을지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보고 모르는 부분을 현직자분께 물어봤다면 그것 자체가 매우 특별한 경쟁력이 되었을 것입니다.


회사생활을 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인 일입니다.

업무는 이론이 아니라 실전이고 정의가 아니라 엑셀 수식이며 파워포인트 구성입니다. 구체적인 상상을 해보고 스스로 부족한 부분, 모르는 부분을 메워 나간다면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활을 해 온 지원자의 한 사람으로서 특별한 역량을 갖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합격-불합격은 0%와 100%의 차이지만 그 차이를 결정하는 지원자의 수준은 보통 49%와 51%입니다.

정확히 1~2%의 차이가 당락을 결정합니다. 이 차이를 회사에 있는 나를 구체적으로 그려보면서 채워나가면 어떨까요.


구체적으로 그려봅시다!

이것이 결국 내가 진짜 그 자리에 앉게 되는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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