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커머스 PM, 림니
긍정적으로 먼저 바라보는 제 자신의 성향이 좋아요. 누구를 먼저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저 사람 별로인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그냥 노동 앞에 평등하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져요. 특별하게 부러운 사람도 없고 싫은 사람도 없고 그냥 다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거다.
PM으로 일하는 건 힘들지만 성취감도 느껴지고 사람들이랑 부대껴서 일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즐겁고 재밌어요.
오늘은 림니님이 나와주셨어요. 자기 소개 부탁드릴게요.
너무 어렵네요. 자기 소개를 계속 생각하면서 왔는데 그냥 진부한 자기소개로 안녕하세요. 저는 4년째 PM으로 일을 하고 있는 림니입니다.
진부해요?
몇 년 차 이거 너무 진부한 것 같아 가지고 다른 거를 좀 고민을 했는데 뭐가 없는 것 같아요.
림니님 4년째 PM 하고 계시는데 어쩌다 IT 에서 일하게 되셨어요?
저는 좀 특이하게 시작을 했는데 처음에는 완전 IT가 아닌 곳에서 일을 시작을 했어요. 거기서 어쩌다가 플랫폼 같은 거, 커뮤니티 같은 거를 만들게 됐는데 외주 업체랑 소통을 계속 하니까 기획자의 룰을 그냥 얼결에 하게 된 거예요. 근데 계속 다 안 된다는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이렇게 이렇게 좀 됐으면 좋겠고 그러니까 흔히 그런 거 있잖아요. 여기 이런 거 똑같이 해주세요. 이러면 다 안 된다고 하니까 너무 답답했어요. 그 당시 인턴이었는데 한 달에 하루씩 나오는 휴가를 모아서 코딩 캠프를 갔어요. 그때 외국에서 어떤 개발자분이 자기도 놀면서 뭔가 하고 싶었나 봐요. 그 때는 코딩 열풍이 불기 전이었는데 그 개발자분이 뭔가 알려준대요. 그래서 그럼 나는 놀고도 싶고 한번 배워볼까? 왜 안 된다고 하는지가 너무 답답해서 개발을 배워볼까? 하고서는 간 거였어요. 그래서 그때 IT를 처음 알게 됐고 그러면서 원래 처음에는 개발 부트 캠프 그 비슷한 것들도 꽤 좀 발도 담가보고 이것저것 했다가 저는 사람이랑 얘기하는 게 좋지 컴퓨터랑 얘기하는 건 재미가 없는 거예요. 그러다 알게 된 게 PM이었어요. 그렇게 시작을 해서 신입 PM을 뽑는 스타트업을 시작으로 계속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게 지금 회사인가요?
아니요. 지금 회사는 PM으로는 세 번째 회사예요.
개발 부트 캠프라는 게 외국에 나가서 개발을 배우는 거였어요?
그분이 자기가 외국에서 놀다가 사람들한테 가르쳐 주고 싶으셨나 봐요. 어쩌다가 제가 원래 있었던 영역의 분들이랑 이렇게 닿아가지고 그 네트워크로 타고타고 알게 되어서 재밌겠다 하고서는 갔었어요. 그때 치앙마이를 갔었어요.
개발을 배우면 왜 안 되는지 알게 되나요?
모르겠더라고요. 3박 4일 정도로는 알 수가 없고 원래 저는 완전 IT 영역을 모르는 문과생이었다가 이런 일이 있구나를 처음 알게 됐어요.
처음 있었던 데가 IT 업계가 아니었다고 했잖아요. 일반 사무직이라고 생각하면 되나요?
그렇죠. 저는 원래 소셜 섹터 쪽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그런 영역에 있는 회사들만 관심 있게 봤었어요. 거기도 완전 작은 시드 단계에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었어서 그냥 모든 일을 다 했었거든요. 마케팅도 하고 경영 기획도 하고 다 그렇게 일을 하다가 어쩌다 보니 이렇게 빠지게 됐습니다.
소셜 섹터에서 일하고 싶으셨다하셔서 궁금한 게 혹시 어떤 과 나오셨어요?
저는 소비자학을 나왔어요. 저는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대학을 갈 때도 과를 되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무슨 과를 가야 하지? 하고 싶은 게 없다 보니까 고민을 하다가 경영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국문도 너무 이론적인 것 같고 막 고민을 하다가 사학과, 인류학과 같은 데만 지원을 했어요. 이건 뭔가 알아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으로 지원을해서 정말 그냥 그 이유 하나만으로 사학과를 진학해서 역덕이라고 하죠? 그 친구들을 내가 이길 수 없겠다 1학년 때 그 친구들에게 호되게 당하고 전과를 한 거예요. 소비자학과 수업을 한 번 들었더니 소비자학은 그 스펙트럼이 엄청 넓거든요. 가정학과 수업도 듣고 소비자학과 관련된 수업도 듣고 되게 다양하게 많이 듣는데 아 이게 좀 나랑 맞는 것 같다. 마케팅 같은 것도 듣고 광고 수업도 듣고 되게 다양한 걸 듣는 게 좋아서 그러면 여기가 좀 더 나랑 잘 맞는 것 같아 하고서는 소비자학으로 전과를 하게 되었어요.
PM으로서는 세 번째 회사라고 하셨는데 어떤 회사를 거치셨는지 궁금해요.
처음에는 반려동물 쪽에 있었고요. 그러다가 계속 커머스, 커머스 이렇게 옮겨오게 됐어요.
4년 일하셨는데 세 번 이직하신 거면 꽤나 이직을 하신 것 같은데 저는 이직할 때마다 계기가 있었는데 림니님의 계기도 궁금해요.
첫 번째 회사는 입사했을 때 원래 그 회사가 하던 사업이 아니라 완전 새로운 사업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아이템부터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신입한테요? 너무 놀라운데요?
제가 입사했을 때는 그렇게 작은 회사가 아니었는데 어쨌든 코로나 영향 때문에 새로운 아이템이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저를 뭘 믿고 이런 걸 시키세요? 라고 했는데 그냥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데요. 그래서 뭐지? 하고선 두 달 정도인가를 원래 있던 풀에 사용자들이 있으니까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설문을 다 하면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 그런 문제들 중에서 우리 회사가 뭔가 할 수 있는 건 뭔지 이런 걸 확인했어요. 지금처럼 반려동물 문제 훈련시키는 그런 프로그램들 많이 나왔잖아요. 그런거 하기 전에 그런 걸 맞춤용으로 반려동물의 문제 행동을 교정해 주는 서비스를 만들고 이거 좀 반응이 괜찮네 하고서는 운영을 했어요. 근데 회사가 계속 좋지가 않았어요. 코로나 영향이 계속 있으니까 이거를 투자를 계속 해줄 수가 없는 거예요. 제가 우스갯 소리로 이거 밴딩 머신인데 지금 사람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자꾸 조작을 계속한다, 자판기 안에서 사람이 계속 맥심을 타고 있는 건데.. 저랑 2명이서 만들기 시작해서 3명이 계속 굴렸나 그랬는데,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누구 하나 휴가도 못 가고 매일매일 야근을 이렇게 하는데 끝이 안 보이니까 이래서는 안 되겠다 하고 퇴사를 했어요. 그 이후로 공부도 좀 많이 하고 기획자 커뮤니티 같은 데서도 활동도 많이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도 많이 하고 그런 식으로 좀 다양하게 준비하다가 그 다음 회사에 제안을 받았는데 제가 원래 첫 번째에 다니던 회사에 되게 VIP 고객분이셨던 거예요. 그래서 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을 만나보고 싶고 제안을 주신 거죠. 사실 저는 그 서비스는 안 만들었거든요. 그래서 면접 때 사용하시는 그 서비스 제가 만든 게 아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걸 만들었다 했는데 좀 좋게 보셨는지 저를 뽑아주셔가지고 두 번째 회사인 커머스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세번째 회사는 그 두 번째 회사에 저에게 제안 주셨던 분이 퇴사를 하시는 걸 보고 아 여기 있을 필요가 없겠다 하고 이직을 바로 했습니다.
단순히 그 분이 퇴사하셔서 퇴사하셨다기보다는 더 배울 게 없고 성장할 수 없다는 게 느껴지신 거죠?
네네. 좀 시간이 아깝다라고 느껴지면 이직을 고민하는 편인 것 같아요.
지금은 시간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나요?
지금 회사는 되게 좋은 회사예요. 여러 가지로 아쉬운 건 분명히 있지만 조직 문화가 굉장히 좋고 제가 입사하기 전에 가장 중요하게 알아보고 입사를 한 부분이 그거였거든요. 회사에 계시는 분들이랑 얘기했을 때 공통적으로 분위기가 되게 좋다 여기는 일하는 문화나 사람들이 되게 좋다 이런 얘기들을 공통적으로 해 주셔서 괜찮을 것 같다 하고서는 입사를 했는데 그런 부분들에서는 굉장히 크게 만족을 하고 있고 되게 재밌게 잘 다니고 있어요.
시간이 아깝다고 판단이 되어서 그만뒀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기대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아깝거나 안 아깝다는 그 다음 판단이 있을 것 같은데 회사에 기대하는 건 어떤 거예요?
두번째 회사를 퇴사할 때는 흔히 말하는 정치가 너무 셌어요. 제 연차에 내가 지금 여기서 이 정치 싸움에 껴가지고 나는 아무 힘도 없는데 이런 데서 시간을 버리면서 이러고 싶지는 않다. 저는 실무를 더 많이 하고 싶은데 내가 여기서 이 사람은 이렇게 얘기하고 저 사람은 저렇게 얘기하고 내가 뭐 어떻게 잘 보여야 되고 이런 걸 고민하고 싶지는 않은 거예요. 그냥 일만 하고 싶지 그런 걸 고민하다가 아 이런 시간이 좀 아깝다. 그리고 그 참에 또 괜찮은 회사를 발견하게 되고 제안을 받아서 여긴 괜찮은 것 같은데 하고 커머스에서 못한 것들을 여기서는 한 번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제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이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회사는 커머스인데 좀 다른 결의 커머스인 거죠?
처음에는 B2C였고요. 지금은 B2B2C 패션 플랫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어떠세요? B2B2C 플랫폼 기획은 B2C랑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많이 달라요. B2B2C라서 비슷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약간 그런 건 있어요. B2C였으면 난리나는게 B2B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그러니까 덜 중요한 그런 것도 많고 B2C 같은 경우는 마케터라든지 MD라든지 그런 감도 높은 뭐 이런 것들이나 문구나 이런 거를 머리 쥐어 짜내잖아요. B2B는 그냥 기획자가 다 해요. 기획자나 디자이너 분들이랑 같이 그냥 이렇게 할까요? 뭐 그렇게까지 그러는 것도 없고 아무래도 유저 수 자체도 차이가 나다 보니까 어느 정도는 좀 무난하게 넘어가는 이슈들도 좀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럼 B2B 사이드에서 중요한 건 뭐예요?
B2B 사이드에서 중요한 거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저희는 이렇게 뭔가를 크게 확 이것보다는 문제 없이, 크게 확 또 하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문제 없이에 좀 더 초점을 맞춰져 있어요. B2C는 뭔가 이렇게 빵 터지면은 매출이 확 뛰거나 이런 것들이 좀 있는데 여기는 레거시들도 있고 그러니까 이런 걸 잘 신경 써서 배포 후에 이슈 없이 큰 문제 없는 것들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 않아요. B2C는 훨씬 빨랐던 것 같아요. 속도보다는 차근차근 나아가는 그런 느낌이 있어요.
B2B의 묵직하고 약간 느린 속도가 림니님하고 잘 맞는 것 같아요?
안 맞습니다. 안 맞는데 사실 PM은 너무 바빠요. 이러나 저러나 너무 바쁘고 사실 B2C에서는 어떤 역할들은 당연히 누군가 해주는 것들이 있는데 여기에 오니까 이건 누가 하는 거예요? 이렇게 묻는 건 다 제 건 거예요. 아 내 거구나 이런 것들이 많다 보니까 그렇게 챙겨야 될 부분들도 많고 저희는 좀 오래되기도 하고 기능이 많은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그런 거를 파악하기에도.. 매일같이 그런 얘기를 하거든요. 아 오늘도 하나 배웠다 이러면서 아 우리 서비스 이런 것도 있구나 이런 부분들도 많고 저는 일을 좀 빨리빨리 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뭔가 이렇게 뭐 하나를 하면서 자꾸 곁가지로 다른 거 여러 가지를 하자고 하는 편이어서 그렇게 또 마냥 여유를 부리면서 일하지 않는 것 같아요.
B2B 경험해 보니까 이건 좋더라. B2B 서비스 PM으로서 그런 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트렌디하지 못하거든요. 제가 B2C 패션 플랫폼에 있었지만 패션 플랫폼을 안 써요. 인터넷 쇼핑몰도 잘 안 들어가고 잘 몰라요. 새로 나오는 앱들을 잘 알고 이런 트렌디한 PM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러진 않거든요. 잘 안 쓰는 되게 아날로그 형인데 근데 이게 별로 장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저는 너무 피곤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B2C에서는 그런 걸 어느 정도 따라가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벤치마킹 할 때 이렇게 여러 가지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우선 보고 그 정도 해도 괜찮다. 크게 저희는 디자인이 그렇게까지 화려할 필요가 없는 거거든요. 물론 디자인이 예쁘게 만들려고 하지만 예쁘게 보다는 그냥 사용성이나 기능에 문제 없으면 괜찮은 경우가 많아가지고 그렇게 트렌디한 예쁜 디자인을 많이 알 필요는 없어요.
그러면 림니님하고 잘 맞는 거 아닌가요?
그렇죠. 장단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조직에서는 나름 이 조직의 속도에 맞춰가는 걸 배우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이건 잘했다고 생각한 일로 PM 하길 잘했다라고 꼽아주셨는데 이유가 너무 궁금해요.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저는 취준 할 때가 정말 정말 힘들었거든요. 문과는 너무 한정적이잖아요. 문과생이 갈 수 있는 건 영업, 마케팅, 경영 지원 이런 건데 다 별로 하고 싶은 일이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취준할 때 아 뭐 하지 나는 뭐 해야 되지 이런 고민을 되게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가 소셜 섹터로 시작해서 이쪽으로 가야겠다 하다가 아 이쪽도 아니네 하니까 이제 뭐 하지? 가 됐었는데 IT 업계에 이런 PM 역할이 있고 기획자라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너무 내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재미있을 것 같은데 나랑 잘 맞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을 해서 시작을 해서 하면 할수록 저랑 되게 잘 맞는 것 같아요. 힘들지만 뭔가 되게 성취감도 느껴지고 사람들이랑 이렇게 부대껴서 일을 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저는 되게 즐겁고 재밌어요.
기획자의 어떤 점이 나랑 잘 맞을 것 같다고 느꼈어요?
원래는 그냥 내가 만들고 싶은 서비스를 만들고 그런 게 재미있었어요. 첫 회사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때 되게 많은 분들이랑 인터뷰도 하고 설문도 하고 이러니까 이분들이 우리가 만든 서비스에 피드백을 주고 그러면 우리는 그걸 반영해서 업데이트를 하고 그걸 또 알아봐 주시고 막 이런 게 바뀌어서 너무 좋아요. 이 서비스가 저한테 너무 크게 도움이 돼요. 이런 걸 남겨주시면 그게 너무 뿌듯한 거예요. 내가 이렇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 내가 이렇게 바꾼 거를 알아봐 주는구나. 이렇게 바로바로 그런 것들을 얻었을 때 너무 뿌듯해요.
사람들한테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는 걸 좋아하시는 걸까요?
사람들한테 받는 것도 좋아하고요. 약간 그런 게 있어요. 저는 이렇게 결과가 나왔을 때 내가 배포하고 나서 우리가 새로 만든 것에 대한 결과가 나왔을 때 성과가 좋게 나오잖아요. 너무 신나거든요. 저랑 같이 작업한 사람들한테 가서 숫자 나온 걸 공유를 막 해요. 저는 그런 게 너무 즐거워요. 그러면 사람들도 이제 어 되게 잘 됐다 그래서 좀 즐거워 하잖아요. 내가 만든 게 이런 결과물을 가져왔다니 하잖아요. 그런 과정이 저는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일하기 싫어지는 사람은 어떤 부류의 분들인지 궁금했어요.
같이 일하기 싫어지는 사람 방금 말씀드렸던 거에 반대가 될 수 있겠네요. “대단하지 않아요?” 했을 때 관심 없는 사람이요. 저는 일 얘기를 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데 그냥 일은 일이지, 회사가 회사지, 돈 벌려고 다니는 거지, 뭐 여기서 무슨 재미를 찾아 이러면..
긍정적인 자극을 받는 순간은 잘하는 사람들과 합이 맞게 일할 때라고 해 주셨는데 쿵짝이 잘 맞는 분들과 일 할 때 좋아하시겠네요?
그냥 뭐 알아서 해 주세요. 뭐 알아서 그냥 정해주세요. 기획자가 정하는 대로 해야죠. 뭐 이런 느낌들은 재미없죠.
림니님은 동료들의 기를 어떻게 빨아 먹나요? 시도 때도 없이 연락하세요?
아, 그런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얘기들을 저는 너무 좋아서 막 하지만 일 얘기보다는 사석에서는 다른 얘기를 하고 싶거나 이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사석에서도 생각나면 점심 먹다가 갑자기 이거 로직 이렇게 하면 어때 이렇게 말을 꺼내면 그런 걸 좀 피곤해 하는 분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원동력이 뭔지 궁금한데 기획 일 자체를 사랑하시는 건지 아니면 서비스도 너무 사랑하시는 건지 궁금해요.
지금 제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요? 미안하지만 사랑하진 않는 거 같아요. 저는 그냥 이 일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제 서비스의 사용자가 제가 아니잖아요. 그렇다 보니까 그런 재미는 없어요. 저는 B2B 쪽에서 사용자가 아니니까 그냥 이 일이 좋은 것 같아요.
뿌듯했던 경험으로 0에서 1의 서비스를 만들어내신 경험을 말씀 주셨는데 자세한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첫 회사에서 만들어냈던 제가 말씀드렸었는데 이거는 처음에 시작도 인터뷰를 하다가 아이디어가 나온 거였어요. 그러면서 그거를 계속 검증하면서 어 이거 좀 쓸 만하겠는데가 돼서 런칭을 하고난 후에도 그 분이랑 계속 소통하면서 그분도 계속 그런 피드백을 주셨어요. 업데이트를 하면 “이래저래 한 건 좋아요. 이것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식으로 계속 그렇게 엄청 가깝게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계속 발전시켜 나갔던 그때의 그 과정이 되게 기억에 남는 경험인 것 같아요. 저희 서비스를 잘 이용하셨던 분이고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씀을 해 주시고 본인이 필요하다라고 했던 게 서비스화 되니까 되게 애정을 갖고 계속 사용을 해 주시면서 피드백을 주셨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유저와 밀착한 경험을 하셨던 게 좋으신 던 거예요? 저는 처음에 이렇게 말씀만 주셨을 때는 제로투원(0 to 1)쪽을 선호하는 사람이 있고 1에서 100을 선호하시는 분이 좀 다르다고 느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전자인 줄 알았는데 유저와의 밀착도가 더 중요하셨던 걸까요?
일하면서 초반에는 제로투원의 일들을 많이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 스스로는 나는 이제 제로투원 그만하고 이제 1 에서 10도 만들고 싶고 이렇게 키우는 100, 1000 이렇게 만들어 가는 경험을 하고 싶은데 자꾸 이상하게 제로투원만 저한테 오는 거예요. 그게 되게 나는 이것만 잘하는 사람인가 그리고 제로투원도 힘든데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쨌든 내가 이걸 잘하는 사람인가 보다. 그리고 지금 회사에 와서는 제로투원도 경험했지만 키워나가는 경험들을 계속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제로투원이 뭔가 이 일을 확신을 갖고 계속 하게 해줬던 경험은 맞는 것 같아요. 처음에 서비스를 만들어낸 경험부터 했으니까
처음 서비스를 만들었을 때도 신입이었다고 했잖아요. 신입이고 경험이 없는데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내라라는 주문을 받아서 그걸 할 때는 엄청난 두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있었죠. 있었죠. 왜냐면 회사 상황이 계속 안 좋고 뭔가 여기에 모든 사활을 걸고 달리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가 되고 그리고 처음에 오픈을 했을 때 되게 첫 판부터 아무것도 없는데 빵 터졌었고 이러다 보니까 준비하면서도 엄청 부담스럽고 아 이게 될까 막 이런 생각도 엄청 많이 했는데 뭔가 그래도 재밌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뭔가 모르니까 모르니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몰라서 그렇게까지 스트레스를 안 받으면서 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히려 요즘은 뭐 하나 배포 나가기 전날에 하 씨 큰일인데.. 생각해요. 이제 아니까 내보낸 다음에 이슈 생기면 안 되는데 이게 더 걱정되는 것 같고 오히려 그때는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모습은 사람과 상황을 긍정하는 모습이라고 답변을 주셨는데 이렇게 생각하게 되신 계기가 있어요?
저는 남들이 다 저랑 비슷한 줄 알았어요. 학창 시절이나 이럴 때는 결국 비슷비슷한 애들끼리 놀잖아요. 그래서 대학을 오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아 세상 사람들이 다 나처럼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구나. 이런 거를 알게 된 다음부터는 원래는 그런 고민을 했거든요. 나는 너무 흔히 얘기하는 꽃밭인가 내가 너무 좋게 좋게 생각하나 이렇게 생각을 해서 이걸 고쳐야 하나 라고 20대 초반 이럴 때는 그런 생각도 했었던 것 같아요. 한참 자기만의 고민을 하다가 뭐 어쩌겠냐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나는 이런 데 뭘 어떻게 해, 왜냐면 처음부터 안 좋게 보이지도 않는데 누굴 의심하고 싶지도 않고 그냥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걸 어떻게 이게 어쩌면 장점이겠지 나도 에너지가 꺾이면 언젠가는 이게 끝나겠지 뭐 이러면서 근데 그래도 저는 제가 긍정적으로 먼저 바라보는 제 자신의 성향이 좋거든요. 그리고 누구를 먼저 부정적으로 생각하거나 저 사람 별로인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이런 거는 그냥 제 모습이 그대로 갔으면 좋겠다. 사회생활을 계속하면서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은 어떻게 해소하시는지도 궁금해요.
저랑 친하다고 생각하는 주변 사람들한테 부정적인 감정을 다 얘기해요. 모든 걸 다 얘기하지는 않아도 제가 뭔가 나 이게 너무 힘든데 싶은 게 있으면 저랑 친한 사람들이랑 맛있는 거 먹으면서 얘기하면 그 사람들의 관점에서도 얘기를 해 주잖아요. 여러 관점에서 얘기 듣고 그런 것 같아. 이건 내가 생각 못한 것 같아. 이렇게 생각하면 아 이제 마음 편하다. 나만의 생각 아니고 아 이건 내가 놓쳤군. 내가 뭐 이 정도는 생각을 했어야 됐다. 뭐 이런 게 되고 나면 오케이 오케이.
림니님의 최고 재능은 자신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남한테 부정적인 감정으로 전가를 안 시키는 것 같거든요. 같이 얘기를 하면서 되게 즐겁게 마무리가 되는 것 같아서 여러모로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이거는 제가 하소연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들어봐야 할 것 같은데.. 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해야 될 텐데
MBTI로 ENFP를 써주셨는데 지금 모습으로 약간 상상이 안 되거든요.
그래요? 완전 지금 ENFP 아닌가요? 엔프피에 대한 약간 편견이 있어요. 엔프피들이 그렇게까지 텐션이 높은 사람이 많진 않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제가 뭐 하자 이러면서 다 불러놓고 제가 사람들이 노는 걸 그냥 보고 있데요. 여기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대요. 막 뭐 하자 뭐 하자. 그래서 막 이렇게 놀면은 이제 보통 사람들 같은 경우는 확 나서가지고 분위기를 엄청 이렇게 주도하면서 뭔가를 하는 거를 기대하는데, 저를 바라보면 저는 착 가라앉아서 재밌게 노는 걸 바라본다는 거예요. 근데 그렇게 텐션이 높은 편은 아닌 것 같고 근데 그냥 사람을 만나면서 에너지를 많이 얻어요.
올해 30살을 기념해서 친구들을 많이 모은 생일 파티를 하셨다고 했는데요. 어떠셨는지와 꿀팁 전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는데 이제 하나둘씩 결혼을 하는 거예요. 엄청 날씨가 좋은 날에 야외 결혼식을 갔는데 그때 PM 하는 친구랑 같이 가서 너무 좋다. 이건 솔직히 기획자로서 너무 탐나는 인생일대 이벤트다. 이거는 너무 탐이 난다 하면서 막 생각하다가 저는 아직 결혼 생각이 없거든요. 나도 이런 걸 하고 싶은데 명분을 찾은 거잖아요. 서른 하고 이쯤에서 한 번 다 같이 모아가지고 생일 파티도 하면 재밌을 것 같다. 해가지고 판을 이렇게 벌려서 파티 룸을 잡아가지고 저의 친구들을 다 초대해서 이틀 연속으로 했는데요. 첫 번째는 저의 친구들을 모아가지고 한 30명 좀 안 되지 않았나 싶어요. 첫 번째 날은 제 친구들이랑 하고 둘째 날에 저랑 생일이 같은 회사 분이 있었어요. 그분이랑 회사 분들 한 스무명을 불렀어요. 이틀 동안 하고 아 이건 이틀 연속으로 할 게 절대 아니다. 코스트가 만만치 않더라고요.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에 다시 한 번 즐겁고 성대한 생일 파티를 하고 싶다고 말씀 주셨는데 다음 성대한 생일 파티에 때는 어떤 점을 개선해서 성대하게 하실지 궁금해요.
친구들을 한 30명을 불러 놓으면 처음에는 서로서로 모르는 친구들도 오는 거잖아요. 제가 내향형을 수집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까 제 친구들은 내향형이 많거든요. 진짜 너니까 가는 거야 이러면서 왔는데 가면서는 내년에도 해줄거지? 이러면서 가는 거예요. 그래서 이러면 너무 뿌듯한데 내년에 못 할 것 같긴 하지만 뿌듯하다. 한 10년 단위로는 생각을 해보겠다. 그러면 마흔 정도 됐을 때 한다면 그때는 제가 돈이 좀 더 있다는 가정하에 좀 더 좋은 장소와 먹거리를 준비할 수 있겠죠. 그리고 더 즐거웠던 게 기타를 치는 밴드 하는 아는 오빠가 와가지고 노래를 불러줬어요. 그때 분위기가 되게 좋았거든요. 그래서 그런 거를 같이 좀 더 해봐도 재밌겠다.
이번 파티의 테마는 뭐였어요?
테마라고 할 건 딱히 없었는데 그냥 인생에서의 만났던 사람들의 가장 오래된 순서대로 친구들을 소개해 줬거든요. 이 친구를 초등학교때 만났고 중학교 때 만났고 이런 식으로 회사에서 생활해서 하다가 만났고 그렇게 소개를 해줬는데 제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이런 느낌으로 했죠. 저는 재밌었습니다. 제가 그 전에 애기 때 사진을 받았어요. 온 사람들의 애기 때 사진을 받아가지고 약간 게임 미니 게임처럼 펼쳐보기를 하니까 그러면서 좀 자연스럽게 소개를 할 수 있었어요. 이 사람이 누군지 그러면서 맞히고 이 친구는 제 언제 친구다. 이런 식으로 좀 재밌게 했어요.
일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노동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셔서 너무 놀라운 인사이트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어쩌다가 하게 되었을까 라고 생각했거든요.
일을 하다 보면 저 사람은 왜 같은 얘기도 이렇게 하지? 왜 이렇게 날이 서 있지? 아 좀 피곤하다. 왜 이렇게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이런 순간들이 있잖아요.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이렇게 잘 생각해 보면 그냥 그때 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결국엔 노동자인데 다 자기 밥벌이 하려고 지금 회사에서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는 건데 저 사람은 저 사람의 일을 하고 있는 거다. 저 사람은 이렇게 얘기할 만 했다 라고 생각을 하는 순간 다 괜찮아지는 거예요. 저 사람은 그냥 자기가 할 일을 하고 있는 거고 내가 날이 서게 반응한다고 느끼는 것도 그냥 저 사람은 할 일을 한 건데 나는 왜 저렇게 얘기해라고 생각을 그냥 하는 거잖아요. 그냥 노동 앞에 평등하다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져요. 그냥 자기가 해야 되는 일이 저거고 자기 밥벌이를 하려면 저 사람 저런 일을 해야 되고 나한테 저런 말도 해야 되는 거겠지라고 생각하고 나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개인적으로 싫었던 사람도 그냥 좀 안쓰러워지고 이 사람도 얼마나 힘들까 같은 노동자인데 제가 대표님이랑 싸우는 거 아니니까 그런 게 생기더라고요. 그리고 특별하게 부러운 사람도 없고 싫은 사람도 없고 그냥 다 먹고 살기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거다. 서로 노동자를 존중하자라고 생각하면서 일하면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오늘 림니님 이야기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더 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게 어떤 분에게 좀 도움이 되려나 싶은 생각이 좀 드는데 사실 저는 이 일을 하면서 정말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지금은 좀 괜찮아졌지만 작년 말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가 이 일이 맞나 PM을 계속 할 수 있을까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사실 PM은 너무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내가 이거를 오래 일을 할 수 있을까 저는 아직 일을 한 지 얼마 안 됐으니까 이런 고민들을 되게 많이 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어쨌든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일이고 좋아하고 잘하고 싶으니까 이렇게 계속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고 이런 것들을 생각을 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거든요. 그냥 다 그런 시기가 있는 것 같다 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좀 편해졌어요. 그래서 그냥 어쨌든 나는 이 일을 오래 하고 싶으니까 라고 생각하니까 조급하지도 않아지고 제가 놓친 게 있거나 잘못한 게 있거나 아쉬운 것들이 있어도 오래 할 거니까 지금 빨리 겪었으니까 됐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뭔가 좀 부침이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뚜까, 디디, 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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