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차 스타트업 사업개발, 현수
저한테는 어떤 내용의 피드백인지보다, 누구에게 받은 피드백인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안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좋은 피드백은 듣고 잊는 편이에요.
뱀의 머리랑 용이 꼬리 중에 선택하라면 용의 꼬리가 되고 싶어요. 지금 업무를 배울 선배가 없어서, 선배와 시니어에 대한 열망이 정말 커요.
여성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해볼 수 있도록 여러 장벽을 낮추고 싶어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람이 진짜 건강해지는 일이니까요.
성장에 대한 열망으로 IT 스타트업 사업개발로 입사하신 현수님. 주니어로서 본인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업무를 찾아가면서, 추구하는 가치를 열심히 고민 중이신 게 느껴졌어요. 본인의 취미생활을 단순하게 디깅 하는 데에서 끝내지 않고, 더 많은 청소년들이 시도해 볼 수 있도록 장애물을 낮추는 일을 버킷리스트로 생각 중이신 점도 인상 깊었어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친 현수 님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가실까요? 찍어온 점들이 연결되어 현수 님만의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현수님의 치열한 고민을 응원할게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IT SaaS 스타트업에서 근무 중인 현수라고 합니다.
X를 많이 사용하신다고 하셨어요. 어떤 덕질을 하시나요?
좋아하는 아이돌을 덕질해요. 올해 앨범도 처음 사보고, 콘서트도 처음 가봤어요.
해외 스포츠 리그에도 출전하셨다고요.
라크로스라는 종목으로 출전했어요. 대학생 때 참가하기로 했던 리그가 코로나로 미뤄졌는데, 상황이 좋아지면서 리그가 다시 오픈되는 시기에 일정이 맞아서 출전을 하게 됐어요. 해외 리그는 여러 국가에서 열리고, 원한다면 출전할 수 있어서 프로 리그는 아니에요. 저희는 취미로 하는 학생들이 출전한 건데, 다른 나라에서는 국가대표 1, 2군 선수들이 출전해서 많이 배웠어요. 짧은 기간이었는데 저도, 팀원들도 하루하루 다르게 성장하는 게 느껴져서 좋았어요.
10년 후 원하는 모습으로 "휴일을 원하는 대로 운용하는 하루"를 답하셨어요. 지금 한 달의 휴일이 생긴다면, 무엇을 하면서 보내고 싶나요?
바다가 근접한 지역의 해외에서 지내면서 한 달 내내 비치 발리볼을 하고 싶어요.
최근에 배구를 배우고 있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라크로스는 팀 스포츠라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종목 자체를 좋아한다기보다 팀원들과 함께 하는 것 자체를 좋아했던 것 같고요. 배구를 하면서는 이 종목 자체를 좋아한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종목을 좋아하는 걸 깨닫는 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요.
라크로스는 필드에 나갈 때 부담이 너무 컸어요. 못 하면 팀원들한테 미안하고, 책임감도 크게 느껴지고, 물론 잘해야 된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여러 감정이 있었지만 모든 걸 뛰어넘을 정도로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배구는 코트 위에 서 있는 순간이 너무 즐거워요.
일하실 때에도 비슷한 느낌이실 것 같아요. 책임감을 갖고 팀에 기여해야 되는 점을 신경 쓰는 것 같은데, IT 업계는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이전에는 콘텐츠 업계에서 근무했어요. 직무나 업무 자체는 흥미가 있었는데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회사도 보수적이었고요. 당시의 저는 성장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고, 이걸 달성할 수 있는 업계가 IT라고 판단했던 것 같아요. 그때 저한테 ‘IT 스타트업에서 사업 개발을 해보면 네가 좋아하는 영역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조언을 해 준 친구가 있었어요. 저한테는 고마운 조언이었죠.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정말 모르겠는 상황이었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거든요. 그래서 조건에 부합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됐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일할 때에는 흥미와 적성이 중요한 가치라고 답해주셨죠?
직장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도메인이나 직무 중 최소한 하나에는 흥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IT 업계에 들어올 당시에 저는 직무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은 있었는데, 도메인에는 흥미가 없다는 점을 알고 있었거든요. 중간에 팀 이동을 겪게 되면서 흥미가 중요한 가치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커리어 패스를 선택할 때 고려할 만한 레슨런을 얻으셨나요?
여전히 고민 중이에요. 저는 평생 직장인의 삶을 영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제가 추구하는 가치가 회사에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더 늦기 전에 직장인이 아닌 다른 삶도 생각해 보려고요.
직장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궁금해요.
이전에는 8시간 동안 이룬 성취가 개인의 (자아) 성장과 맞닿아 있기를 원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우선순위를 못 정하겠어요. 성장도 하고 싶고, 성취감도 느끼고 싶고, 부와 명예,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고.
오잉: 저는 특별히 추구하는 가치는 없는데 오직 하나 재미있게!
디디: 제가 만든 퍼포먼스가 조직에 귀속되더라도, 이 조직 안에서 경험을 최대한 오래, 많이 해보고 싶어요. 개인이 조직에서 낼 수 있는 퍼포먼스와 혼자 개척하면서 낼 수 있는 퍼포먼스는 시간이나 양이 다른 것 같아요.
뚜까: 제가 하는 8시간의 노동이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일이면 좋겠어요.
다른 사람이 나한테 했던 피드백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나요?
저한테는 어떤 내용의 피드백인지보다, 누구에게 받은 피드백인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상대방한테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요청하는 편인데, 기억에 남는 말은 딱히 없어요. 안 좋은 피드백을 받으면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좋은 피드백은 듣고 잊는 편이에요.
좋은 피드백을 왜 잊으시나요?
관계가 좋은 사람이 저한테 해주는 피드백이니까 아무래도 좋은 말을 해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자만하게 되는 것도 있고요. 그래도 힘든 시기에는 종종 떠올리면서 의지하는 거 같아요.
일하면서 만난 좋은 상사/후배/동료에 대해 아래와 같이 답변해 주셨어요.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고, 감정적이지 않은 사람이 좋아요. 상사로서는 특히 업무를 진행할 때 히스토리와 목적을 이야기해 주시는 분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또, 타 부서와의 소통에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되, 정중히 거절할 줄 아는 사람이 리더였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알겠다고 굽히는 사람 보다요."
첫 회사에서는 사수가 있었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리더가 계속 바뀌었어요. 사수가 업무를 전달할 때 항상 일의 히스토리와 맥락을 설명해 주셨어요. 유관 부서들과의 관계도 공유해 주셔서 빠르게 이해할 수 있었죠.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제가 입사하기 전에 어머님한테도 조언을 구하셨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첫 후임이라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어요. 정말 감사했죠.
두 번째 회사에서는 팀이 여러 번 바뀌면서 다양한 유형의 리더들을 만났어요. 어떤 리더는 팀원들과 정렬한 내용을 외부에서도 강력하게 주장했던 반변, 다른 리더는 본인의 의사가 분명하지 않은 분이셨어요. C레벨의 반박에 따라 생각이 흔들리셨던 것 같아요.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팀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혼란이 많이 왔고요. 팀 리더라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격은 대응을 하되, 팀원들의 단합력을 끌어내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밸런스 게임: 팀에서 나만 하드 캐리 VS. 팀에서 내가 제일 못함
팀에서 내가 제일 못 함
뱀의 머리랑 용이 꼬리 중에 선택하라면 용의 꼬리가 되고 싶어요.
최근에 제가 뱀의 머리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정말 힘들었거든요. 이 분야에 관심도 있고, 전문성도 가진 상황이라면 뱀이 아니라 이무기든, 용이든, 범이든 되려고 노력할 것 같아요. 그런데, 흥미와 적성이 없는 업무에서 이 역할을 해내야 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업무를 배울 선배가 없어서, 선배와 시니어에 대한 열망이 정말 커요. 그래서 무조건 저보다 뛰어난 분들과 함께 하면서 배우고 싶어요. 팀에서 제일 못 해도 괜찮은 시기는 주니어가 가장 적합하다고도 생각했고요.
밸런스 게임: 중요한 발표 직전에 문서 날리기 VS. 상사 욕 본인에게 잘못 보내기
중요한 발표 직전에 문서 날리기
중요한 발표 직전에 문서를 날리는 건 업무 차원에서 신뢰를 잃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인생에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혼자 드라이브하면서 해외여행을 다니고 싶어요. 또, 여성 청소년의 스포츠를 지원하고 싶어요. 최근에 김연경 선수가 재단을 설립했는데, 이런 재단에 후원을 하는 식의 방식을 생각하고 있어요. 여자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많이 뛰어보고, 땀도 많이 흘려봤으면 좋겠어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학생은 공부만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했고, 특히 여자 아이들은 스포츠에 노출되기 어려운 상황이었거든요. 여성 청소년들이 어릴 때부터 운동을 많이 해볼 수 있도록 여러 장벽을 낮추고 싶어요.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사람이 진짜 건강해지는 일이니까요.
아이티백 인터뷰 제안드렸을 때 고민 많이 하셨잖아요. 그렇게 생각할 IT 동료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려요.
저는 IT 업계에 오기는 했지만 업계에 대한 애정이 큰 것도 아니고, 적성이 잘 맞는 것도 아니라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나누면서 얻는 인사이트도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인터뷰에 응하게 됐고요. 아이티백에서 함께 얘기하면서 확실히 인사이트를 얻고 가는 것 같아요. 고민이 많으신 분들도, 생각이 확고하신 분들도, 아이티백에서 의견 나눠주시면 앞으로 건강한 논의가 이어질 것 같다는 기대가 생겨요. 궁극적으로 더 많은 IT 업계 동료들이 상향 평준화가 되는데 기여할 것 같아요.
CREDIT
글 파도
인터뷰 디디, 뚜까, 오잉, 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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