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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telmen Jun 24. 2016

사 먹는 밥

엄마는 자꾸 사 먹는 밥을 걱정한다. 어제는 휴가 나오는 동생에게 배춧국과 몇 가지 반찬을 들려 보낼 테니 꼭 집에 와서 저녁을 먹으라고 당부했다. 나는 약속이 있다고 말했고, 역시 밥을 사 먹고 집에 들어갔다.

오후에는 동생이 엄마 심부름을 완료했다는 인증샷을 날려왔다. 엄마가 준 반찬과 국을 담은 종이봉투 째 냉장고에 집어넣은 사진. 보자마자 헛웃음이 나서 "반찬통을 빼서 넣어야지"라며 가르치는 답을 보냈다.

밤에 집에 들어가서 냉장고를 열고, 종이봉투를 벗기니 이번엔 비닐봉지가 씌어 있다. 나는 종이봉투만 빼서 비닐 채 다시 냉장고에 반찬통을 넣었다. "내일이나 모레 먹을 때 정리하면 되지 뭐"라며.

지금 그게 생각나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터진다. 어린 아들이나 10살 위 누나라는 딸내미나. 자식들이란.

나는 엄마가 된다. "우리 엄마 같은 엄마가 되어야지"라고 생각하니, 순식간에 확 눈물이 고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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