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아닌 것으로 말하기

by 하늘보기


문장이 죽은 자리

숨이 먼저 말을 걸었다

입술 없는 고요가

모든 걸 말했다


천 개의 기억이 지나갔다

울지도 못한 슬픔들이

기호 없이 떠돌았다


나는 말하지 않았다

쉼표 하나를 꾹 눌렀다


그 침묵은

발소리보다 크게 울렸다


누군가는

그걸 침묵이라 했고

누군가는

저항이라 적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