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생각>

by 하늘보기


오늘은 괜히 네 생각이 났다

무엇이 먼저였는지 모르겠다

햇살이 유난히 무심해서였는지

아니면 커피 향이 네가 웃던 그 아침을 닮아서였는지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할 땐

시간은 늘 느리게 걷는다

시계는 같은 속도로 돌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자꾸만 네가 있던 시절로 돌아가고 있었다


네가 떠난 자리를 천천히 더듬다 보면

바람이 지나가고 그 자리에 나만 남는다

그 바람 끝에서 나는 아직 네 이름을 부르지 못한다

입술을 열면 눈물이 먼저 나올 것 같아서,


생각이란 건 기억의 또 다른 이름이고

아직 기억 속에서는 네가 살아 있다는 것을

그래서 나는 자주 그 길을 걸었다

네가 마지막으로 돌아보던 골목

햇살이 낮게 기울던 그 오후의 공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기억의 그림자는 닳지 않는다

사람은 잊지 않기 위해 잊는 척을 할 뿐


오늘도 나는 네 생각을 했다

아무 일 없는 하루의 한가운데서

그냥 괜히

하지만 그 괜히가 내 하루를 다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