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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로김쌤 Nov 01. 2021

간절함이 낳은 미련함

여담 - 어떤 끄적임 #5

스물아홉의 나는 서른아홉이 되면 그래도 조금은 더 사람답게 살고 있길 바랬다. 아니 그렇게 될 걸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삶은 누구에게나 그런 것처럼 쉽지 않았고, 10년간 참 많은 변화를 겪으며 아직도 어려움에 헤매고 있다.


돈은 절대로 쉽게 벌리지 않는다. 그리고 쉽게 빌릴 수도 없다. 하지만 쉬지 않고 무엇인가에 도전하고 또 일을 하고 있어도 내 손에 조금도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서른아홉의 나는 그렇다.


일한 것보다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노력한 만큼만이라도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인 것인데 그마저도 허락되지 않는 시절이다.

그리고 이런 간절함이 말도 안 되는 미련한 나를 만들어버렸다.



첫 번째는 대출사기였다. 정확하게는 대출 사기를 빙자한 명의도용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소액이라고 일을 하고 있다면 누구든 빌려준다는 인터넷의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넘어가 연락을 먼저 했다. 일명 "호구" 라 불리는 짓을 스스로 했던 거다.

개인정보를 넘기고, 차용증도 손으로 적어서 보냈다. 하지만 그들에게 필요한 건 내 전화번호와 특정 사이트의 인증뿐이었다.

미련하게도 그걸 비대면상 있을 수 있는 본인 인증과정이라고 생각하고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온 인증번호를 넘겨버렸다.

그러고는 연락 두절.

허둥지둥 본인인증번호가 날아온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내 번호로 무슨 짓을 한 것인지 영구 탈퇴회원이 되어있었다.

사업상 꼭 필요한 사이트였는데..




두 번째와 세 번째는 바로 오늘, 눈 뜨고 코베이듯 당했다. 쉽게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지 5만 원이라는 돈도 아쉽기에 해버린 일이었다. 그건 광고 문자에 번호를 주는 일이었다.

수많은 사례들을 보여주며 꼭 입금해주는 곳이라고 문자 사이트에 가입을 하도록 유도한 후 내 번호로 수천통의 광고 문자를 보내고 연락이 두절되었다. 광고 문자를 받은 사람들의 각종 항의와 욕들이 쏟아졌다. 돈이라도 받았으면 욕먹는 값이라고 하겠는데 대가도 지불받지 못하고 그냥 욕만 먹었다.


그러던 찰나, 그런 업체들 사기가 많다며 욕은 먹어도 입금은 꼭 해준다는 또 다른 사기꾼을 만났다. 이왕 욕먹은 거.. 하며 또 다른 문자 사이트에 가입하고 아이디를 넘겨주었더니..

결국 돌아오는 건 광고 문자를 받은 사람들의 욕뿐이었다.


같은 방법으로 같은 날 두 번이나 당하다니.. 5만 원이 주머니에 없는 현실이 서글퍼졌다.



이런 말도 안 되고 어리석은 일에 당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적어도 어제까지는 나도 5~6만 원에 저런 걸 왜 해..라고 치부했으니까.

하지만 의외로 간절함은 나의 시야를 생각보다 더 좁아지게 만든다.

그건 누구든 마찬가지다. 그러니 혹여라도 인터넷에서 명의 인증으로 돈을 준다는 사람이 있다면 절대로 믿지 말 것을 권하고 싶다.

사기라고 하지만 금전적인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배부르게 욕을 먹을 수 있고 자신의 상황이 이런 허접한 사기에 넘어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에  많은 스트레스가 온다는 사실.


모두 조심하시길 바라는 마음에 끄적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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