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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로김쌤 Dec 08. 2020

내 삶의 가치는 어느 정도인 것일까?

여담-어떤 끄적임 #2

나는 참 하는 일이 많다. 해야 할 일도 많다.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혹여라도 남는 시간이면 다른 일이라도 해야 한다.

이런 삶이 나에게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손으로 한복을 짓고, 샘플을 만들어 직접 촬영도 하고, 보정을 해서 직접 만든 쇼핑몰에 올려 판매를 한다.

핸드메이드라고 해도 너무도 작은 브랜드이기에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생활한복과 가격 경쟁을 해야 하고, 그래서 옷을 팔아도 얼마 남기지 못한다.

여성용 겨울 두루마기 코트와 철릭 원피스
남여 공용 소창의 가디건과 코듀로이 한복바지

이렇게 만들어서는 삶을 살아가지 못하기에 인터넷으로 여러 마케팅도 하고 홈페이지도 만든다. 기업 홈페이지 제작에 관련된 일이라도 들어오면 밤새 연구하고 디자인하고 오류는 없는지 검사하고 세세하게 작은 부분까지 신경을 쓰며 작업을 한다.

로고도 만들고 고객이 원하는 부분이 어떤 것인지 항상 체크하고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워드프레스로 진행한 반응형 홈페이지

애기들 수학도 가르친다. 코로나로 교육청의 제제가 심해서 학생들을 많이 모으지는 못했지만 수학 교습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수학을 포기한 아이들, 이른바 수포자를 대상으로 하는 철저한 맞춤 교육. 수학이 가장 싫었던 아이들이 오히려 수학에 자신 있어하는 모습을 보면 가끔은 뿌듯하기도 하다.

운영하고 있는 수학 교습소

요즘은 성인들을 대상으로 타로 강좌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주로 낮시간에 공부를 하는 탓에 교습소의 남는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타로 강좌도 함께 진행한다.

타로에 관한 전자책도 직접 집필해서 곧 마무리될 예정이고, 직접 만든 교재로 수강생들을 트레이닝하고 있다.

반려견을 들여도 될까라는 질문에 펼쳐진 타로카드.

시간이 날 때는 직접 투자도 진행한다. 금융권에서 일했던 경험과 공부들이 아까워 투자를 하고 있지만 역시나 돈이 돈을 번다고 기초 자본금이 없으니 약간의 수익만 나면 생활비를 위해 청산을 하고 만다.

이렇게 사는 것이 치열하게 살고 있는 것이 아닌 걸까? 친구들을 만나지도 않고 아침부터 밤까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이 나태하고 게으른 일인 걸까?


하나에만 집중하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일이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도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요즘 메리츠 자산 운영의 존 리 대표의 부자 되는 방법이 화제를 몰고 있다.

돈을 버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직장을 갖는 것. 창업을 하는 것. 돈이 일하게 하는 것.

그중에서 부자가 되려면 창업을 해야 하고, 돈이 일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금융 문맹에서 탈출해야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회사를 다니는 것을 나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 그러니까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나를 위해 일하는 길. 창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내가 일하는 것 말고도 돈이 스스로 일하게 하는 것. 그것이 투자라고 이야기한다.

아이들에게 자유를 주고, 학원비로 투자를 가르치면서 금융 문맹에서 탈출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나 역시 15년 전부터 해오던 말이다.

알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도 옮겼다.

나를 위해 일을 하기 위해 창업을 했고, 돈이 일하기 위해 투자도 했고, 일하지 않아도 돈이 창출되는 시스템을 위해 여러 경로의 머니 파이프도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부자가 못 되었다. 아니 오히려 돈에 노예가 되어서 공황장애까지 와버린 최악의 경우가 되어버렸다.

왜였을까? 그 사람과 나는 생존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을 간과했다. 나를 위해 일하려고 창업을 해도 생존이 우선이지 투자가 우선이 될 수 없었다. 짧은 투자는 수익이지만 장기 투자는 재산을 만든다고 수 없이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정작 나는 생존을 위해 장기 투자를 포기해야 했다. 만들어 놓은 머니 파이프는 시간이 지나 낡아 터져 버렸다.

내가 살아온 시간은 부자가 되기 위한 도전이었지만 결국 생존조차 위협받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런 나는 도대체 어떤 삶을 살아왔던 걸까..


아들의 요구로 함께 만든 트리

정신의학과 약에 의존하며 정신을 차려가고 있는 나는 어떤 방향으로 향해야 하는 걸까..


오늘은 문득 내 삶의 가치가 내가 생각하고 기대해 왔던 것보다 더욱 낮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드는 밤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가워지는 밤바람이 나에게만 닥치고 있는 것은 아닌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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