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으로의 여행
2007년 여름이 지나고 9월 나는 무모한 시도를 불알친구와 시작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해 2월~3월 아무 생각 없는 멍한 세 놈이 눈길을 사륜차만 믿고 갔다가 계곡 얼음에 꼼짝없이 갇혀 오도 가도 못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내가 반드시 여기를 정복하리라는 오기가 생겼을 거다. 젊은 혈기에 :D
아무것도 모르는 친구는 그곳으로 빠져들기 시작했고 나 또한 빠져들어 오프로드라는 선망의 대상을 가슴에 품기보다는 저지를 수 있게 만들 곳, 광(狂)이 되어간다는 거 사실! 따지고 보면 참 단순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시작한 것이 나이 서른에 접어들어 맛본 첫 광(狂)이다.
'야영'이라고는 학교 다닐 때 보이스카웃 여름 야영해본 것이 다인 내가 이런 오지에 들어와 텐트에 후드득 후드득 쏟아지는 빗소리에 잠이 쉽게 올리는 만무 했다. '비가 많이 내려 떠내려 가면 어떡하지?' 기우 아닌 기우 덕분에 선잠으로 잠을 자고 일어나 밖에 나갔는데 이런 모습이 아니겠는가 요즘 말로 뻑이 가요 뻑이 :D
청정한 물에 세수를 하고 나서본다. 미지의 세계로...
예전엔 많은 사람과 차들을 안전하게 건너게 해주었을 다리가 모빌처럼 있는 모습이 어린아이마냥 신기하고 떨리게 만들었다. 어디서 이렇게 청정하고 시원한 물이 강물처럼 흐를까?
애나 어른이나 물에서 노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저놈도 이놈도 좋아하니깐 말이다.
'물을 건너가네 건너가'
'승용차라면 엄두를 못 냈을 저기를'
'신났니?'
보는 나도 신났는데 운전하는 너는 오죽했겠니..
첨벙첨벙 건너서 가자.. :D
"야! 여기를 어떻게 건너가?"
"다 방법이 있지"
요즘은 어르신도 컴퓨터다 스마트폰이다 모두 할 줄 아는 어르신이 많지만 이 당시에 이 불알친구는 컴맹이었다. 정말이다. e-메일 하나 보낼 줄을 몰라고 그게 뭐 하는 건데 하는 놈이 알겠는가? 인터넷을 우하하하~
'쪼기 보이지 다리 발 사이를 통과해서 가는 거야, 터널 통과하듯이'
'정말?'
'그래~!'
미심쩍은 듯 쳐다보다 웃는 녀석
찰랑찰랑 문짝의 경계선까지 물이 찬다. 엔진룸의 아랫부분에도 물이 찰 텐데 여기서 망가지기라도 하면... 음... 생각하기도 싫다. 걸어서 걸어서 어찌 나간다 말이냐 그래도 무모한 시도는 계속된다. 끓어진 다리를 통과하고 난 후 그 기분이란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었다. 저런 생각을 누가 처음 했는지 참으로 존경스럽다.
여름 장맛비에 물고랑이 난 저길을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가게 달렸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만 잘 못 핸들을 틀거나 놓쳐도 빠져 구동력이 한쪽 바퀴에만 전달된다면 그것도 난감하고 꾀나 힘을 뺏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길을 누군가는 먼저 다녀갔다. 혼자이든 둘이든 셋이든 느낌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높고 깊은 산속에 빗방울을 머금고 있는 꽃들을 보고 있자 하니 이 산속에 꽃도 이렇게 자기 자신을 뽐내고 있는데 나는 뭐가 그렇게 남들이 신경 쓰인다고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만 남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데 말이다.
오늘도 이렇게 나를 뒤돌아 볼 수 있게 해주는 추억들이 소중하기만 하다.
'나이 먹으면 추억을 되새김질하면서 산다고 하잖아'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