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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30. 2018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고 해서 가난해질까?

혁신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비용이 제로가 되는 사회

기술의 발전이 사람들에게 편리한 삶을 제공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실현해 준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는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술의 발전이 인간이 존재하는 이유였던 것들을 빼앗고 혁신을 통해서 인간의 존재 가치가 부정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갈 것이다.


과거에는 혁신이 가속화함에 따라 산업과 사회도 빠르게 발달했다. 혁신이 우리의 삶을 더 편하게 해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혁신의 대상이 인간에게 옮겨 가고 있다. 혁신으로 인해서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은 과거에 혁신가가 산업 구조를 뒤집어 놓았을 때 기존의 기업이 느끼는 불안과 같다. 


2010~2014년까지는 혁신이 예찬받던 시대였습니다. 혁신을 만들어 냄으로써 업계 구조가 변화하여, 시장의 신진대사가 진행되고 그로 인해 경제 전체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입니다. 혁신가는 용감한 도전자이며, 시장을 빼앗긴 기존의 기업은 낡아 빠지고 무너져야 할 존재로 취급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2014년 경부터 서서히 혁신도 무조건 좋아할 것이 아닌 일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이 기존 산업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는 패턴은 최근에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산업혁명 때 일자리를 빼앗긴 노동자가 기계를 부수고 ‘러다이트 운동’이라 불리는 폭동을 일으켰습니다.

사토 가츠아키 지음, 양필성 옮김,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 (스몰빅인사이트, 2016), 149~150쪽


스마트폰의 발달로 내비게이션과 지도책, MP3 플레이어, 게임기, 카메라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기술 혁신의 대상이 인간에게 옮겨 가면서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기는 미래가 현실이 되고 있다.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표현은 노동이 인간에게 필수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고 해서 가난해질까? 단순노동을 로봇이 하는 만큼 생산에 필요한 원가가 줄어들어서 결국 상품의 가격도 낮아진다.


노동, 즉 일자리가 없으면 돈을 벌 수 없고 돈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다는 것이 로봇과 인간이 일자리를 놓고 싸움을 벌이는 이유다. 역사를 돌아보면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은 일자리를 잃어버린 게 아니라 노동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노동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생활은 풍족해졌다.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벌어서 생활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다. 산업혁명이 1860년경에 일어났으니까 150년 동안 사람들은 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했다. 노동이 일반적인 일이 된 것은 인류의 역사에서 보면 최근에 일어난 일이다. 사람이 하던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고 해서 가난해질까? 사람이 하던 일이 로봇에 의해서 자동화되면 단순노동은 눈에 띄게 줄어들 것이다.

사람들이 하던 단순노동을 로봇이 하면 단순노동의 부가가치는 지금보다 더 낮아진다. 부가가치가 낮아지면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돈도 줄어든다. 하지만 단순노동을 로봇이 하는 만큼 생산에 필요한 원가가 줄어들어서 결국 상품의 가격도 낮아진다.


기술 혁신에 의해서 효율성이 높아지면 단순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수입은 줄어들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의 가격이 낮아져서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다. 단순노동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이 지적 노동을 대신한다면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상품과 서비스의 원가가 줄어들면 가격경쟁이 가속화되고 결국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기업에서는 마케팅의 일환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다른 서비스와 함께 저렴하게 제공해서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구글은 이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모델을 실현하고 있다. 구글은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애드워즈 광고를 통해서 수익을 얻는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도 차후에 광고 수입으로 개발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 수입으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들이 점점 늘고 있다.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빼앗기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있고, 로봇으로 인해서 상품과 서비스를 구입하는 비용이 낮아지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들어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있다. 

두 가지 형태의 미래는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올 것이다. 기술 혁신으로 단순노동의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경제와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고민해야 할 요소들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는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다가올 것이다.




참고문헌

사토 가츠아키 지음, 양필성 옮김, 《내가 미래를 앞서가는 이유》, (스몰빅인사이트, 2016), 149~150쪽

정경수 엮고 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7), 167~1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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