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 하루 종일 매여 있고 싶은 사람은 없다

자기 시간을 스스로 통제할 권리

4월 1일부터는 주 52시간 근로제를 위반한 기업에 시정명령이 부과됩니다.
계도기간을 거쳐서 시행하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삶의 질을 높일 거라고 정부에서는 말합니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제도가 정착되면 좋겠지만... 글세요.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기업에서는 프로젝트 단위로 또는 인력이 필요할 때 근로자를 고용하는 ‘긱 경제’와 목표에 따라 유연하게 모이고 흩어지며 일하는 방식인 놋 워킹(Knotworking) 시스템을 빠르게 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긱 경제, 놋 워킹 시스템에서 능력이 있는 근로자는 삶의 질을 높이고 자유를 누리며 일할 수 있습니다. 자기 시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과 비용을 줄이려는 기업은 긱 경제의 장점을 살릴 수 있지만 분명히 부작용도 나타날 겁니다.


저널리스트이며 테드(Ted) 강사 칼 오너리는 내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시간자결권(time autonomy)’이라고 했다.

그는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삶이 비참하고 비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전문 분야에서 자기 일을 갖고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시간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전문적인 기술이 있다면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일하고 쉴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쩔 수 없이 혼자 일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 대부분의 프리랜서들은 겉으로는 일하고 싶을 때 일하고, 쉬고 싶을 때 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을 맡긴 사람들이 원하는 시간까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늘 시간에 쫓기며 일한다. 변호사, 회계사를 비롯해서 보험설계사, 부동산 중개인 등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구트룬 존넨베르크 지음, 이민수 옮김, 《혼자 일하는 기술》, (청년정신, 2008),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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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자결권’이라는 말을 만든 칼 오너리는 캐나다 신문사의 런던 특파원으로 일했다. 신문사의 특파원은 일을 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언제나 근무 중이어야 한다. 캐나다 신문사의 편집장은 시차와 관계없이 특파원에게 언제든지 전화할 수 있다. 캐나다 신문사의 근무 시간에 취재 지시가 오면 런던에서 취재를 하는 시간은 언제나 저녁이었다. 런던에서 그의 일은 늦은 시간에야 끝났다. 특파원으로 일하는 동안 스스로 시간을 통제할 수 없었다. 경력에 흠이 될지도 몰라서 자신의 시간보다 일을 하는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렇게 3년 동안 일을 하고 신문사 정리해고 명단에 자기 이름이 올라 있었을 때 시간자결권을 다시 얻었다는 사실에 기뻤다고 했다.


직장에 하루 종일 매여 있고 싶은 사람은 없다. 직장에서 정해놓은 시간에 출퇴근하는 대신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서 맡은 일을 하고 원하는 시간에 퇴근하는 모습은 모든 직장인이 원하는 삶이다.

기업에서 정해놓은 규정에 따르지 않고 자기 시간을 스스로 결정하고 인생을 산다는 것은 혼자 일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직장인은 정해진 시간에 출근하고 시간에 쫓기며 일하는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원할 뿐이다.


주52시간 근무제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서 모든 사람이 자기 스스로 시간을 조절해서 일하고 여유 시간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정경수 지음, 《혼자의 기술》, (큰그림, 2018), 34~35쪽

참고문헌

구트룬 존넨베르크 지음, 이민수 옮김, 《혼자 일하는 기술》, (청년정신, 2008), 20쪽

칼 오너리 지음, 박웅희 옮김, 《시간자결권》, (쌤앤파커스, 2015), 268~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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