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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Apr 04. 2019

더 오래 일하면 더 많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수확 체감의 법칙과 수확 체증의 법칙

늦게까지 일하면 더 좋은 결과,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성공 비결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도 이와 비슷한 콘셉트로 내용을 구성합니다.

물이 섭씨 100도에서 끓는 것처럼 최고의 자리에 오르려면 절대 시간 동안 절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절대 시간과 절대 노력을 함수에 넣어야 좋은 결과가 나옵니다. 이것은 진리입니다.

그.런.데

절대 시간을 채우기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한다면 결과를 얻기 전에 지칩니다.

절대 시간을 절대 노력으로 채워서 좋은 결과를 얻는 비결은 피로를 풀어주는 ‘휴식 ’입니다.  

  


직장인의 반복되는 하루를 쳇바퀴 돌리는 일상이라고 말한다. 다람쥐가 쳇바퀴 돌리는 모습을 관찰해 보자. 다람쥐는 쉬지 않고 쳇바퀴를 돌리지 않는다. 쳇바퀴를 돌리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또 쳇바퀴를 돌린다.


쉬지 않고 일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휴식 없이 오래 일하면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진다. 기계처럼 하루 종일 집중력을 발휘할 수는 없다.

오랫동안 일한다고 해서 더 많이 생산할 수도 없다. 두세 시간만 같은 일을 반복해도 생산성은 떨어진다. 이것을 수확 체감의 법칙이라고 한다.


고전학파 경제학자인 맬서스와 알프레드 마샬이 내놓은 수확 체감의 법칙은 토지 생산성은 노동력이 늘어난다고 해서 그에 비례하여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정된 면적의 토지에 노동력을 2배 투입한다고 해서 수확량이 2배로 늘어나지 않는다. 노동력 1 단위를 추가할 때 이로 인해 증가하는 한계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든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IT·네트워크 산업은 수확 체감의 법칙이 아니라 수확 체증의 법칙을 따른다. 소프트웨어를 하나 개발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지만 일단 개발한 후에는 생산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를 개발하기 위해서 5,000만 달러를 들였다. 윈도우를 추가로 생산하는 데는 3달러면 충분하다. 여기에 네트워크 효과가 더해지면 수확 체증의 법칙은 더욱 강력해진다.

이영직 지음, 《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 (스마트비즈니스, 2007), 74쪽


인간은 수확 체감의 법칙과 수확체증의 법칙 둘 중에 어떤 법칙이 적용될까?

안타깝지만 인간은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네트워크도 아니다. 마감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진행 속도가 더디다면 야근을 해서라도 완료하겠다고 계획을 세운다. 하루에 3시간씩 야근을 하면 기한 내에 일을 완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하루에 11시간 근무하는 일정으로 계획한다.

통계적으로 쉬지 않고 8시간을 일한 뒤에 생산성은 25퍼센트 정도 떨어진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않은 상태가 여러 날 지속되면 생산성은 더 떨어진다. 5일 동안 15시간을 더 일했지만 생산성은 7시간 정도 일한 만큼만 늘어난다.


우리 몸은 일정량의 휴식을 규칙적으로 취해야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한다. 하루, 이틀 정도 쉬지 않고 일해서 생산성을 올릴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쉬지 않고 일하면 생산성은 떨어진다.

일하는 중간에 갖는 짧은 커피타임, 오후 2시에 눈을 감고 잠깐 졸기, 권투선수가 라운드 사이에 쉬는 1분, 강연 중에 참석자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스트레칭은 생산성을 높여주는 휴식이다.


0.001초를 다투는 자동차 경주에는 ‘ 피트인 ’이 있다. 경주 도중에 차를 세우고 타이어를 바꾸고 연료를 보충한다. 자동차 경주에서 승패는 피트인 시간에 결정되기도 한다. 경주에서 타이어 교체와 연료 보충 등의 자동차 정비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 피트인을 연습한다. 피트인에서 손발이 맞지 않으면 경주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

김지현 지음, 《몸값 10배 올리는 셀프 브랜딩》, (정보문화사, 2008), 216쪽


우리 몸은 일정량의 휴식을 규칙적으로 취해야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한다. 하루, 이틀 정도 쉬지 않고 일해서 생산성을 올릴 수는 있지만 오랫동안 쉬지 않고 일하면 생산성이 오히려 떨어진다.


이것이 할 일 목록과 계획표에 휴식 시간을 넣어야 하는 이유다. 휴식 시간을 할 일 목록에 넣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여유가 생기면 휴식을 취하기보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일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퇴

근해서 쉬겠다고 하고 정작 집에서는 멍하니 TV만 바라보거나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꾸벅꾸벅 졸면서 시간을 흘려보낸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걸 휴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TV 앞에서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한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어도 휴식은 필요하다. 할 일 목록에 반드시 휴식을 넣어야 한다. 직장인들은 지칠 때까지 오래 일하는 것을 넘어 업무시간 내내 높은 노동 강도를 유지하면서 오랫동안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휴식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영자들은 직원들을 쥐어짜듯 일을 시키는 게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직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더 많이 오랫동안 일을 하면 매출이 오른다고 믿는 경영자들의 생각과 직원도 그렇게 믿기 때문에 지칠 때까지 오랫동안 일하는 방식이 굳어져서 지금까지도 성공 방정식으로 통한다.

로라 스택 지음, 조미라 옮김, 《적게 일하고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 (처음북스, 2013), 207쪽



너무 자주 쉬는 것도 좋지 않다. 컨디션을 관리하려면 적당한 휴식과 기분전환이 필수다. 농부들은 품질 좋은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서 땅을 묵혀두었다가 윤작을 한다. 일도 마찬가지다. 제때 쉬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다. 집중해서 일하고 틈틈이 휴식을 취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출처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86~88쪽

참고문헌

이영직 지음, 《펄떡이는 길거리 경제학》, (스마트비즈니스, 2007), 74쪽

김지현 지음, 《몸값 10배 올리는 셀프 브랜딩》, (정보문화사, 2008), 216쪽

로라 스택 지음, 조미라 옮김, 《적게 일하고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 (처음북스, 2013),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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