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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Jun 04. 2019

‘시간관리’라는 말은 애초부터 잘못됐다

시간은 관리하는 게 아니라 이용하는 것

시간을 알차게 쓰기 위해서 늘 고민합니다. 

원고 집필과 교육, 회사 일을 잘 해내면서 개인적인 공부와 관심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할 일마다 시간을 배분합니다. 

할 일 목록을 만드는 모든 사람이 나처럼 합니다. 할 일 목록을 만들고 시간을 배분해도, 스티븐 코비가 말한 것처럼 소중한 일을 먼저 하지 못합니다. 늘 그렇듯 급한 일,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시간을 씁니다. 

시간관리, 시테크라는 말은 우리 머릿속에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믿음으로 자리 잡았지만, 시간은 관리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닙니다. 

흘러가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려고 하기보다 하고 싶은 일, 원하는 일, 행복을 느끼는 일에 쓰려고 노력해야 시간을 보다 의미 있게 쓸 수 있습니다. 


시간관리 기법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지고 활용되는 것은 80/20 법칙이다. 80/20 법칙은 시간관리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 할 일 목록에서 20퍼센트를 차지하는 일이 80퍼센트의 가치를 갖는다. 때로는 90퍼센트의 가치를 갖는 활동들이 목록에서는 10퍼센트를 차지할 수도 있다. 할 일을 열 개를 적었다면 하나의 활동이 나머지 아홉 가지 보다 더 가치가 클 수도 있다. 가치 있는 일 20퍼센트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서 생산성과 효율은 크게 달라진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함규진 옮김, 《12가지 성공법칙》, (씨앗을뿌리는사람, 2008), 290쪽


흘러가는 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간을 잘 관리한다고 해서 24시간이 48시간이 되고 잘못 관리한다고 해서 12시간이 되지 않는다. 시간에 ‘관리’라는 말을 쓰는 게 애초부터 잘못됐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시간관리,’ ‘시테크’라는 말을 사용해왔기 때문에 관습적으로 시간관리라고 부르고 시간을 아낄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가 말하는 시간관리는 대부분 자기 관리의 영역이다. 한정된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관리해야 우리가 말하는 ‘효율’이 높아진다.


80/20 법칙으로 시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가치 있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기 위해서 계획을 세우고 우선순위를 매긴다.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그 일을 먼저 해야 한다. 시간을 관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라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방법의 시간관리가 통할 것이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시간이 주어지지만, 사람마다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생산성을 기준으로 시간관리 방법을 제시할 수는 없다.


중요한 일, 가치 있는 일에 우선순위를 매겨서 시간을 관리하려면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첫째,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둘째, 나는 이 일을 꼭 해야 하는가? 
셋째,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고 있는가? 
세 가지 질문에 명확하게 답을 할 수 있다면 목표는 분명해진다. 목표가 분명하면 가치 있는 일을 선별하는 기준이 생긴다. 가치 있는 일이 정해지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일, 급한 일,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배분한다. 그러면 해야 할 일들 사이에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이정규 지음, 《딥 스마트》, (한빛비즈, 2011), 199쪽


중요한 일, 가치 있는 일을 찾는 세 가지 질문. 첫째,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둘째, 나는 이 일을 꼭 해야 하는가? 셋째,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어서 하고 있는가?


시간관리의 세 가지 요소는 목표, 선택, 균형이다. 목표가 있어야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중요한 일과 급한 일 사이에 먼저 할 일을 선택하고,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 균형을 맞춰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시간관리의 핵심은 할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시간관리에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 목표가 분명하고, 할 일과 중요한 일,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고전적인 시간관리 방법, 스마트 기기와 같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하는 시간관리 방법 모두 목표, 선택, 균형을 강조한다. 일의 특성에 맞게 시간관리 방법을 적용하면 자기만의 시간관리 시스템이 완성된다.


전통적인 시간관리 기법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하라고 가르친다. 효율만 강조하는 시간관리 기법은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스티븐 코비는 《소중한 일을 먼저 하라》에서 “계획표대로 정해진 시간 안에 많은 일을 하는 것은 삶을 더욱 각

박하게 만들고 지치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전통적인 시간관리 기법에서는 다른 사람과 주변 환경으로 인해서 집중하는 시간에 방해받지 않는 방법을 설명하지만 지금은 일도 중요하고 사람들과의 교류도 중요한 세상이다.


일본에서 ‘이토식 학습법’으로 사법고시 단기 합격자 배출 전국 1위의 이토학원을 만든 이토 마코토는 시간관리에 행복 지수를 적용했다. 가족과 보내는 즐거운 시간, 같은 취미를 가진 직장 동료와 수다를 떠는 시간, 친구와 무의미해 보이는 잡담을 나누는 시간 등은 시간의 효율, 즉 ‘그 시간 동안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렸느냐 ’라는 관점에서 보면 낭비한 시간이다. “잡담을 하면서 얻은 게 뭐냐?”라고 묻는다면 당연히 성과는 없다. 하지만 ‘시간의 행복 지수’ 관점에서 보면 행복한 시간임에 틀림없다. 행복 지수를 적용한 시간관리는 시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이토 마코토 지음, 이동희 옮김, 《이기적인 시간술》, (전나무숲, 2008), 74쪽


전통적인 관념에 근거한 시간관리는 목표를 이루는 최단거리를 찾는 데 초점을 맞추고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 집중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법을 선호한다.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 시간을 쪼개서 중요한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배분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사용하는 사람이 일을 잘하는 사람, 공부를 잘하는 사람, 실력 있는 사람으로 평가된다. 효율을 기준으로 시간을 관리하는 관점에서는 어떤 일이든 빨리 끝내는 게 좋다고 본다. 정해진 시간에 더 많은 일을 하는 사람, 더 많이 공부하는 사람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효율을 시간관리의 최고 가치로 보면 항상 효율적으로 사는 방법만 찾기 때문에 늘 시간이 없다고 느낀다. 시간을 관리하는 궁극적인 목적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인데 효율만을 기준으로 시간을 활용하면 풍요로운 인생은 시간에 쫓겨서 계속 뒤로 미루게 된다.


시간을 관리하는 목적은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시간관리에 행복 지수의 개념을 적용하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적어도 초초한 마음은 덜 생길 것이다. 눈앞의 효율에 얽매이는 것보다 행복 지수가 높은 삶을 추구한다면 시간을 보다 현명하게 사용할 수 있다.



출처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89~92쪽

참고문헌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함규진 옮김, 《12가지 성공법칙》, (씨앗을뿌리는사람, 2008), 290쪽

이정규 지음, 《딥 스마트》, (한빛비즈, 2011), 199쪽

이토 마코토 지음, 이동희 옮김, 《이기적인 시간술》, (전나무숲, 2008), 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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