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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Jul 17. 2019

머릿속에 생각을 들여다보고 싶을 때가 있다

자기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알면, 안정적인 상태가 된다.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건축을 주제로 한 인문학 강좌를 들었습니다. 

공간과 사회에 관한 주제인데 S대 교수님이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사용해온 공간인데, 

시간이 흐르는 동안 바뀐 모습을 사진으로 보면서 강의를 들으니 공간에 대한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더군요.

아쉬운 점은 S대 교수님께서 자기가 준비한 결론으로 끌고 가려고 성급하게 일반화를 한 부분도 있고 

소규모 강의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소통이 없었다는 겁니다.

강의를 듣는 몇 사람이 자기 생각을 말하려고 했지만, 

교수님은 귀담아듣지 않았고 준비해 온 이야기를 전달하기만 했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건축가로 일한 교수님은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보기에 참 어리석은 공간 활용인데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 이용하는 모습을 꼬집어 주셨습니다. 

교수님 개인의 주장이 녹아있었지만 고개를 끄덕일만한 내용이었습니다.

강의를 듣는 내내 거슬렸던 부분은 전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살다온 교수님의 전달 방식은 주입식 교육에서 한치의 벗어남도 없었습니다. ㅜㅜ 


저는 강의를 들으면서 교안 여백과 다이어리에 이것저것 씁니다. 

종이에 쓴 내용에 중에 절반 이상은 강의에 관한 것이고 나머지는 낙서에 가까운 것입니다. 

공간과 사회를 주제로 한 강의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교수님의 지식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돼서 그런지

강의에 관한 것은 거의 쓰지 않았고 지금,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생각과 고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종이에 끄적끄적 쓴 메모를 읽었더니 웬걸!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적인 느낌! 

전달하는 방법이야 어떻든 S대 교수님의 공간과 사회에 관한 강의 '시간'은 저에게 유익했습니다.   



종이에 쓰면 머릿속 생각을 볼 수 있다. 비주얼 싱킹을 배우면 좋지만, 꼭 배울 필요는 없다. 다이어리만 있으면 된다. 하루를 계획할 때 할 일을 다이어리에 적는다.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것처럼 할 일과 계획은 다이어리 또는 노트에 적는 게 좋다. 할 일 목록 정리와 메모는 다르다. 

할 일을 잊지 않기 위해서 포스트잇에 적어서 책상과 모니터에 붙여두는 사람이 많다. 이런 메모는 할 일을 잊지 않게 해주는 효과만 있을 뿐 시간을 관리하는 목적으로는 효과가 없다. 스마트폰에 일정을 입력하고 알람을 설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할 일, 하루의 일정, 약속한 날짜와 시간 등을 자유롭게 낙서하듯 써도 상관없다. 한 권 또는 한 곳에 기록해야 관리가 가능하다. 하루 동안 할 일과 계획을 다이어리 한 페이지에 적어두면 예상하지 못한 일이나 계획에 없던 일이 생겨도 추가하기 쉽고 일과가 끝난 후에 계획한 일을 충실하게 했는지 점검할 수 있다. 다이어리에 계획을 적으면 하루 동안 할 일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책상이나 모니터에 포스트잇을 붙일 필요도 없다.


날마다 할 일을 다이어리에 적고 관리해도 하루를 계획한 대로 살지 못한다. 그 이유는 계획에 없던 일이 불쑥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아침에 할 일 목록을 만들고 퇴근 무렵에 실제로 완료한 일과 갑자기 생긴 일을 적어보면 아침에 계획하지 않았지만 급하게 처리한 일을 확인할 수 있다.

상사가 당장 처리할 일을 지시할 수도 있고 지난주에 다 끝난 일에 수정할 부분이 생기기도 한다. 원인이 무엇이든 사람들은 하루에 상당한 시간을 예상하지 못한 일을 처리하면서 보낸다. 지난 일정을 참조해서 계획에 없던 일을 하느라 보낸 시간을 계산한 다음 이를 고려해서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과거에 어떤 일을 했고,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는지 확인하려면 페이지마다 날짜가 적혀있는 다이어리를 사용해야 한다. 


과거에 비슷한 일을 했을 때의 일정을 참고하여 예상하지 못한 일을 처리하는 시간까지 포함해서 계획을 세운다. 그러면 계획한 대로 중요한 일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갑자기 일어난 일을 처리하는 시간까지 넣어서 계획을 세우면 시간이 없어서 중요한 일을 못하는 상황을 줄일 수 있다.

캐리 글리슨 지음, 김광수 옮김, 《왠지 일이 잘 풀리는 사람들의 습관》, (새로운제안, 2002), 138쪽


다이어리에 할 일을 기록할 때는 세 가지만 지키면 된다. 

첫째, 알아보기 쉽게 

둘째, 새로운 일을 추가할 수 있게 

셋째, 할 일을 관리할 수 있게 기록한다. 

프랭클린 다이어리, 시스템 다이어리는 시간에 따라 할 일을 기록하기 편하게 양식을 만들어 놓았다. 이렇게 양식을 갖춰놓은 다이어리를 꼭 써야 하는 건 아니다. 시스템 다이어리를 시스템적으로 쓰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할 일 목록에 '다이어리 쓰기'를 적어야 비로소 시스템 다이어리의 칸을 채울 수 있다.


갑자기 생기는 일과 문득 떠오른 생각, 기억해야 하는 일 등을 적는다. 저녁때 오늘 했던 일을 돌아보면서 기억해야 하는 내용을 적는다. 


나는 연말에 은행에서 받은 다이어리 한 페이지를 세로 방향으로 반을 나눠서 왼쪽에 할 일을 적는다. 하루 일과를 넷으로 구분해서 오전에 할 일, 오후 1~3시 사이에 할 일, 오후 3~6시 사이에 할 일, 저녁때 할 일을 적는다. 3시간 단위로 할 일을 정리하고 3시간 안에 끝낼 수 있는 양으로 할 일을 나눈다. 일과 일 사이에는 15분 정도 여유를 둔다. 외근을 하거나 약속이 있는 날은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약간 빡빡하게 계획을 세우고 그렇지 않은 날은 갑자기 생기는 일에 대비해서 여유 있게 계획을 세운다. 


다이어리 오른쪽에는 갑자기 생기는 일과 문득 떠오른 생각, 기억해야 하는 일 등을 적는다. 저녁때 오늘 했던 일을 돌아보면서 기억해야 하는 내용은 오른쪽에 적는다. 이렇게 정리하면 계획한 일, 갑자기 생긴 일, 완료한 일, 미루는 일, 문득 떠오른 생각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계획을 다이어리에 적는 일도 중요하고 한 일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완료한 일과 내일로 미루는 일을 구분하면 다음날 계획을 세울 때 빼놓지 않게 된다. 하루를 되돌아볼 때 일을 하면서 느꼈던 점, 미진했던 부분, 잘 못 한 일 등을 간단히 적어두면 따로 일기를 쓰지 않아도 된다.


계획한 일을 모두 완료하지 못했더라도 일과를 정리하면서 다이어리에 적은 내용을 보면, 한 일과 할 일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알 수 있다. 자기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있는지 알면 비로소 정신적으로 안정적인 상태가 된다.




출처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93~96쪽

참고문헌

캐리 글리슨 지음, 김광수 옮김, 《왠지 일이 잘 풀리는 사람들의 습관》, (새로운제안, 2002),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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