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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18. 2019

너무 오래 일하는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계획을 세운다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이번 주 목요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기획안이 하나 있고

다음 주 월요일에 사업계획서 완료해야 하는 일과 화요일까지 지원사업 신청서 쓰는 일이 있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 제출해야 하는 기획안은 늦어도 화요일 저녁에 끝내서 출력, 제본 업체 맡겨야 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 완료해야 하는 사업계획서는 이번 주말에 완료하기로 하고,

화요일 지원사업 신청서는 우편으로 보내야 하니까 이 일도 이번 주말에 끝내야 월요일에 우편으로 보낼 수 있겠네요.

이번 달은 세 가지 일만 끝내면 되는데, 계획한 대로 끝낼 수 있을지... 

처음부터 제가 세운 계획이 잘못된 건 아닌지... 


사람들에게 계획을 세우는 이유를 물어보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계획을 세워서 무슨 일을 어떻게, 어느 정도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이 계획이다.

계획을 세우면 중요한 일을 잊지 않는다. 계획이 없을 때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 기분에 따라, 생각나는 대로 일하는 게 아니라 논리적으로 이성적인 순서에 따라 일을 할 수 있다. 할 일, 하고 싶은 일이 많을수록, 일이 복잡할수록 계획을 철저하게 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우선 계획이 현실적이어야 한다. 계획을 세운 다음 실행해야 비로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계획을 통해서 얻는 장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너무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데서 생긴다.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는 원인은 목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계획에 너무 많은 일을 넣으면 계획대로 실행할 수 없다. 24시간 동안 잠을 안 자고 일만 해도 완료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계획한다. 이런 사람들은 계획을 세우는 이유가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고 해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는 조언과 목표를 높게 잡으라는 충고를 듣고 사람들은 너무 많은 목표를 정하고 쉴 틈 없이 일해도 다 실행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계획을 세운다. 마치 초등학생의 방학생활 계획표처럼.


숨 돌릴 틈 없는 계획표는 실행이 불가능하다. 끝마치지 못한 일들을 쌓아놓고 다음날 또 계획을 세운다. 마치 초등학생의 방학생활 계획표처럼.


숨 돌릴 틈 없는 계획표는 실행이 불가능하다. 실행할 수 없는 계획표를 만들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서 임기응변으로 대충 넘기거나 나중으로 미루게 된다. 매일 끝마치지 못한 일들을 쌓아놓고 다음날 또 계획을 세운다. 실행할 수 있는 계획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 일을 하고 다음 일을 하고 그다음 일을 하는 일의 순서는 계획이 아니다. 집중이라는 미명 하에 쉴 틈 없이 시간을 배분한 일과표도 좋은 계획은 아니다.


좋은 계획은 자동차 내비게이션과 같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설정하면 현재 위치에서 최단거리, 도로 상황을 분석하여 가장 빠른 길 등 다양한 경로를 제시한다. 내비게이션은 도로 표지판에 맞춰서 제한 속도를 지키라고 알려주고, 경로를 벗어나면 새로운 경로를 탐색해서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도와준다. 장시간 운전할 때는 휴식을 권하는 메시지가 나온다. 제한 속도를 지켜서 운전하고 휴식을 권하는 메시지가 나올 때 쉬는 것은 운전자의 몫이다. 운전자는 제한 속도 경고를 무시하고 달릴 수도 있고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와 졸음을 참으면서 운전할 수도 있다. 이렇게 운전하면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는 있지만 자칫 잘 못하면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계획은 오래 일하는 상황, 즉 오버 워크(overwork)를 벗어나려고 세우는 것이다. 할 일을 줄이고 우선순위와 마감시간을 정하는 이유도 너무 많은 일을 긴 시간 동안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루 동안 한 일을 적어보자. 무슨 일을 얼마나 오랫동안 했는지 기록하면서 하루를 되돌아보자. 저녁이나 퇴근 무렵에 하루 동안 한 일과 그 일을 하는 데 걸린 시간을 적으려고 하면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일하는 중간에 두 시간에 한 번씩 한 일을 적고 몰입한 정도에 따라 ◎, ○, △, × 표시를 한다. 이렇게 한 일과 시간, 몰입한 정도를 기록하면 시간을 얼마나 낭비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했다고 생각했지만 기록한 내용을 보면 집중해서 일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한 일에 초점을 맞춰서 몰입도와 일의 완성도를 점검하면 일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한 일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하루 동안 한 일과 몰입한 정도를 기록한 다음 일과를 마칠 때 살펴보면 오늘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오전에 적어둔 할 일 목록에서 완료한 일이 아무것도 없을 때 그런 기분이 든다. 하루 종일 열심히 일을 한 것 같은데 완료한 일이 없다면 허탈하다. 아침에 할 일 목록을 적으면 의욕이 생기고 하루를 계획대로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분이 들지만 딱 거기까지다. 할 일 목록에 중요한 일, 반드시 완료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적기 때문이다.


하루를 계획하지만 그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다음날 아침에 어제의 할 일 목록을 그대로 오늘 할 일 목록에 옮겨 적는다. 이런 악순환을 끝내려면 오늘 꼭 완료해야 하는 중요한 일을 하나만 정하면 된다.

완료해야 하는 일을 한 가지만 정하면 우선순위를 정할 필요도 없다. 그 일이 끝나기 전에는 꼼짝도 하지 않는다. 오로지 그 일에만 집중해야 한다.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8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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