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우선 일을 마쳐라." -실리콘밸리 격언
특정 분야에 경력도 지식도 없는 사람이 기발한 생각을 현실에서 구현해서 히트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운이 좋았다’는 말로 초보 기획자의 기획력을 폄하하기도 하는데, 정말 운이 좋아서 성공하는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며칠 사이에 가장 많이 나오는 뉴스는 공적 마스크 유통에 관한 내용입니다.
주민센터에서 가구 인원수에 맞춰서 세대별로 나눠주자, 약국 전산 시스템을 이용해서 중복 판매를 방지하면 사재기를 막을 수 있다, 편의점에서도 판매할 수 있게 해라, 통장이 집집마다 나눠주고 세금을 내듯 고지서를 발송해라 등등
현실적으로 실행하지 못할 일도 아닙니다. 그런데, 뭔가 새로운 걸 하려고 하면 크고 작은 걸림돌이 많습니다.
그래서 하던 대로, 이미 구조와 체계가 갖춰진 방법(?)으로 계속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늘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탁상공론'입니다.
확실한 방법을 모를 때는 일단 실시해 보고 실패하면 방법을 수정해서 실시하는 것을 되풀이하면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습니다. 이것을 '시행착오(trial and error) 원리'라고 합니다.
시행착오는 미국 심리학자 손다이크가 쥐가 미로에서 어떻게 빠져나가는가를 실험한 결과 발견한 원리입니다. 될 때까지 무모하게 같은 방법으로 시도하는 게 아니라 방법을 바꿔서 시도하고 효율적으로 목표에 달성하는 방법을 찾는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시행착오 원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은 기획자보다 경험이 없는 기획자가 독특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때가 많다. 경험이 많은 기획자는 경험이 창의력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초보 기획자는 어디까지 할 수 있고, 불가능한 부분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방법으로 기획한다.
경험이 많은 기획자가 과거에 성공했던 주제와 아이디어를 변형할 때 초보 기획자는 기존의 질서를 따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과 방법으로 기획한다. 이들이 과거에 하지 않던 방식으로 기획하는 이유는 기존 세계의 질서를 부정해서가 아니다. 기존에 어떤 방식으로 기획했는지 모르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초보 기획자에게 의지가 있고 아이디어가 작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때 그 기획은 성공한다. 경력 기획자는 경험이라는 테두리에서 자신의 기획을 검열하고 가능성을 차단한다.
반면에 초보 기획자는 모든 게 가능하다는 전제로 기획을 한다.
경험이 많은 기획자는 현재 시점에서 ‘지금 경쟁력 있는 분야’를 확장해서 미래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한다.
초보 기획자는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한다. 현재 시점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래서 훨씬 자유롭게 생각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현재 시점이 아니라 미래 관점에서 바라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현재 시점으로 기획하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평범한 기획만 하게 된다.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현 가능성을 갖춰야 좋은 기획이 나온다. 만약 초보 기획자가 제시한 기획이 비현실적이라면 문서상 기획으로 남는다. 기획을 구현할 때부터 실현 가능성과 실현 의지가 중요하다.
책상에서 머리로만 생각한 아이디어, 회의실에서 논의만 한 아이디어는 실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다. 기획으로써 아무런 쓸모가 없다.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현했을 때 얻는 이익을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물론, 손해나 피해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손해보다 이익이 훨씬 크다면 충분히 실행할 가치가 있다. 손해는 시행착오를 통해서 줄이면 된다.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너무 위험하지 않다면(실패했을 때 모든 걸 잃어버리는 경우 등) 일단 시도하는 게 좋다. 실제로 구현하는 게 두렵다면, 실패가 두렵다면 철학자 존 듀이의 말을 기억하자.
"1온스의 경험이 1톤의 이론보다 중요하다."
실용주의 철학자 존 듀이는 “1온스의 경험이 1톤의 이론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 도전하기 위해서는 수백 개의 추상적인 이론보다 몇 번의 구체적인 경험이 낫다. 실패한 사람들이 극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구체적인 행동은 설득력이 매우 높다.
IBM의 설립자 토마스 왓슨은 성공할 확률을 높이고 싶으면 실패할 확률을 두 배로 높이라고 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한 경험을 경력으로 인정한다. 이곳의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실패하지 않은 사람보다 실패를 통해 단련된 사람을 더 신뢰한다.
스티브 챈들러 지음, 문채원 옮김, 《성공을 가로막는 13가지 거짓말》, (넥서스BOOKS, 2005), 112~113쪽
출처
참고문헌
스티브 챈들러 지음, 문채원 옮김, 《성공을 가로막는 13가지 거짓말》, (넥서스BOOKS, 2005), 112~11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