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이 속성·기능·정서·가치를 깊게 파고 들어간다.
요즘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을 보면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정인의 이익 또는 정치적인 관계를 고려해서 복잡한 계산에 의해서 나온 해결책일 수도 있지만,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들은 절대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해서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고민해야겠습니다.
광고·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이리스 되링은 《발상》에서
생각은 정보를 나르는 열차, 기억은 기차역과 물류센터에 비유했습니다.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얻을 때마다 열차의 좌석·화물칸은 생각으로 채워집니다. 열차가 기차역에 정차하면 다른 노선의 열차에 채워진 지식과 정보가 만나서 연결됩니다. 그러면 새로운 생각이 더 많이 나옵니다.
결과적으로 지식과 정보가 많으면 새로운 생각이 더 많이 나옵니다.
기획자 입장에서 생각과 기억을 이보다 더 정확한 비유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집중적으로 생각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실현 가능한 기획은 본질적인 가치를 제대로 인식할 때 나온다. 본질에 집중해야 비로소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깊게 생각하기 위해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왜?’를 반복하는 것이다.
왜?를 반복하면 문제의 본질, 즉 진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반복해서 왜?라고 묻고 답을 생각하는 것은 도요타의 기본 원칙이다.
도요타에는 “왜?를 다섯 번 반복하라”라는 원칙이 있다.
왜?를 다섯 번 반복하면서 문제의 원인을 찾는 방법인데 집중해서 생각할 때 사용하면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단순히 왜?를 반복한다고 본질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오노 아이이치는 《도요타 생산방식》에서 기계가 멈춰 섰다고 가정하고 왜?를 반복하는 구체적인 예를 소개했다.
① 왜 기계가 멈췄지? 과부하로 전원이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② 왜 과부하가 발생했지? 베어링 부분이 너무 뻑뻑했기 때문이다.
③ 왜 뻑뻑해졌지? 윤활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④ 왜 윤활 펌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 윤활유를 분사하는 펌프의 축이 마모돼서 덜컹거렸기 때문이다.
⑤ 왜 닳았지? 펌프에 여과기가 없어서 동작하는 과정에 마모된 가루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왜?를 다섯 번 반복해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한다. 이런 접근법을 ‘래더링(laddering)’이라고 한다. 마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듯이 속성·기능·정서·가치를 깊게 파고들어 찾아낸다. 마케팅에서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깊게 파고들어가서 소비자가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미야자와 마사노리 지음, 최말숙 옮김, 《도쿄대 교양학부 생각하는 힘의 교실》, (북클라우드, 2018), 14쪽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는 기획자는 소비자가 느끼는 제품의 가치를 찾기 위해 도요타 생산방식에서 했던 것처럼 다음과 같이 연속적으로 질문한다.
① 왜 그것이 당신에게 소중한가? 나의 보물 1호이기 때문이다.
② 그것이 왜 보물 1호인가?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③ 나만의 공간이 왜 필요한가? 혼자 있으면 편안하기 때문이다.
④ 혼자 있는 것이 왜 편안한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기 때문이다.
⑤ 왜 간섭받지 않으려고 하는가? 나 자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서 소비자가 느끼는 자동차의 가치가 이동 수단 이외의 기능, 즉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기능을 제공한다는 사실, 본질에 접근한다.
왜?를 반복하면 추상적인 개념이 구체화된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래더링을 고객 리서치에 활용하는 방법론으로 알고 있지만 깊게 생각할 때도 유용하다.
왜?를 다섯 번 반복하는 것은 깊게 생각하는 방법론이다. 왜?를 다섯 번 반복하면 생각에 집중할 수 있다.
이런 방법론을 적용하지 않으면 이 생각에서 저 생각으로 옮겨 다닐 뿐 생각을 깊게 할 수 없다.
두뇌에서 정보와 지식이 연결되어 생각이 생성된다. 생각은 깊게 생각해야 바로소 완성되는 속성이 있지만,
인간이 한 가지 생각에 집중하기는 어렵다. 인간의 의식은 관심이 있는 대상을 따라 이리저리 떠돈다. 중요한 것은 생각을 지속하는 시간이 아니라 그것을 얼마나 중요하게 느끼고 있냐는 것이다.
하나의 주제에 생각을 집중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는 왜?를 다섯 번 반복하는 것처럼 깊게 생각하는 방법론을 적용하면 된다.
종이에 쓰든, 몇 날 며칠을 생각하든 방법은 여러 가지다.
어쨌든 생각에 집중하면 어떤 주제든지, 어떤 목적이든지 생각하는 사람의 의지에 따라 깊은 생각을 이어갈 수 있다.
출처
정경수 지음,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원칙》, (큰그림, 2019), 61~64쪽
참고문헌
미야자와 마사노리 지음, 최말숙 옮김, 《도쿄대 교양학부 생각하는 힘의 교실》, (북클라우드, 2018), 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