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별로 시간을 제한하는 게 도움이 될까? 분명히 도움이 된다.
어제 오후 5시까지 제출 마감 시한인 사업계획서를 쓰느라고 이번 주 삼일 내내 문서 작업에만 매달렸습니다.
오후 4시 58분에 접수하고 5시 2분에 접수가 잘 되었다는 회신을 받았습니다.
해마다 진행하는 프로젝트인데, 자료를 보니까 작년에는 4월 중순쯤 제출 마감이었는데
올해는 3월 초에 공고가 나왔고 3월 25일이 제출 마감이었습니다.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던 사업이라서 초안을 쓰는 데는 무리가 없었는데,
제작 대행사에 요청한 견적서를 월요일에 오후에 받았습니다.
견적서가 도착하기 전에도 신청서 사업계획서 등 구비서류를 80% 이상은 완성했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접수하려고 공문에 나온 대로 준비하려고 보니,
PDF 저장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첨부해야 하는 증명서와 계약서 사본을 스캔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엑셀 파일을 PDF로 변환했는데 칸 너비가 좁아서 ####### 이런 식으로 나오고...
문서작성 강의를 하면서 마감일에 촉박하게 완성하지 말고 미리 준비하고 충분히 검토하라고 강조했는데,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일이 벌어졌네요.
그래도 제출 마감 시한 2분 전에 제출해서 다행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인 줄 알았습니다.)
앞으로는 미리미리 준비하는 걸로^^
기획서를 쓰는 순서는 ①아이디어 구체화 ②초안 작성 ③편집·퇴고다. 이디어 구체화 단계에서 기획서의 주제, 즉 보여줄 내용을 결정한다. 그런 다음 초안을 작성한다.
초안은 기획서를 쓰기 시작한 상태에 구성의 얼개만 있는 상태다. 초안에는 기획서에서 보여줘야 하는 항목을 빠짐없이 넣는 데 집중한다. 자세한 내용을 채워 넣는 건 나중에 할 일이다.
항목을 빠짐없이 넣고 구조화하는 데 집중한다. 초안을 완성한 다음 편집 단계에서 내용을 다듬는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기획서가 완성된다.
각각의 단계는 기획서를 작성하는데 걸리는 전체 시간의 3분의 1씩 할당한다. 기획서 제출 마감일까지 6일 남았다면 이틀씩 나눠서 시간을 분배한다.
단계별로 시간을 제한하는 게 도움이 될까?
분명히 도움이 된다.
일부 기획자들은 일단 쓰고 보자는 식으로 생각나는 대로,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를 모두 적는다. 분량을 채웠다고 생각하면 문장이 어색하지 않은 지 훑어보고 기획서를 완성한다. 초안 작성을 생략하고 기획서를 쓰면 빠진 부분이 나중에 계속 나타난다. 결국 고쳐 쓰기도 어려운 기획서가 된다.
초안을 건너뛰고 기획서를 쓰는 기획자들이 있는 반면,
‘어떻게 하면 논리적으로 쓸 수 있을까? ’, ‘설득력 있게 쓰려면 어떤 사례를 모아야 할까?’라는 생각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기획자도 있다.
생각을 많이 한다고 좋은 기획서가 나오는 건 아니다. 일단 쓰고 보는 기획자는 아이디어 구체화와 초안 작성을 생략하고 ‘편집’만 한다. 반면, 기획서를 잘 쓰는 방법을 고민만 하는 기획자는 논리와 설득력을 갖추려고 고민하며 시간을 보낸다.
나탈리 카나보르 지음, 장진영 옮김, 《비즈니스 글쓰기》, (시그마북스, 2018), 39쪽
기획서를 제출하는 기한까지 시간을 나눠서 아이디어 구체화, 초안 작성, 편집•퇴고에 시간을 할당한다. 며칠까지 아이디어 구체화, 며칠까지 초안 작성, 며칠까지 편집 완료, 제출 전에 검토할 시간까지 정해야 일정이 늘어지지 않는다. 할 일과 기한을 정해야 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기획서를 쓰는 과정에서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것은 없다. 문서의 얼개를 만드는 초안은 항목에 집중해서 쓴다. 초안을 보충하면서 기획서를 완성하기 때문이다. 기획서 분량이 많거나 팀원이 함께 기획서를 작성하는 경우, 초안에서 완성한 구성이 최종 기획서까지 영향을 미친다.
내용을 보여주는 단락이 모여서 문서의 구조가 완성된다. 문서를 이루는 단락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면 핵심을 한눈에 파악하는 기획서가 완성된다.
학교에서 글의 요지를 파악하기 위해서 문단 나누기를 한다. 문단 나누기의 목적은 주제별로 내용을 구분하는 것이다. 글쓰기를 가르칠 때는 주제문을 만들고 주제문을 중심으로 글을 쓴다. 주제문에는 한 가지 생각을 담고 사실, 주장, 근거를 구분해서 정리한다. 글의 요지가 바뀌면 새로운 문단을 시작한다. 문단 나누기를 하는 목적과 글쓰기에서 주제문을 만드는 목적은 같다.
주제문이 일정한 흐름을 가지고 이어지면 비로소 얼개와 내용이 어느 정도 완성된다. 왜 기획을 했는지, 기획대로 실행해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실행에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지 등을 읽는 사람이 납득할 수 있게 순서대로 배치하면 기획서의 구조가 완성된다. 일정한 흐름, 즉 구조를 만드는 것이 초안 작성에서 해야 하는 일이다.
광고 기획, 경영 기획, 상품 기획, 영업 기획, 컨설팅 기획, 디자인 기획 모두 마찬가지다. 초안부터 논리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문서를 논리적으로 작성하기 위해서 적용하는 프레임워크는 육하원칙(5W1H)이다. 여기에 수량(How many)과 비용(How much)을 더하면 예산까지 고려한 초안을 만들 수 있다.
육하원칙과 수량, 비용을 나타내는 주제문이 기획서를 구성하는 하나의 단락이 된다.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하면 단락을 나누기 쉽고 주요 내용을 빠트리는 실수를 범할 우려가 없다.
육하원칙에 수량과 예산을 더하면 5W3H가 된다. 5W3H를 기획서 초안에 정리한다. 기획서의 주제를 5W3H에 따라 주제문으로 바꾸고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에서 준비한 내용을 정리한다. 주제문을 보충하는 내용을 사실, 사례, 주장 순서로 배치한다. 각각의 항목을 이런 순서로 배치하면 기획서의 구조가 완성된다.
출처
정경수 지음,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원칙》, (큰그림, 2019), 197~200쪽
참고문헌
나탈리 카나보르 지음, 장진영 옮김, 《비즈니스 글쓰기》, (시그마북스, 2018), 3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