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를 만드는 SUN 모델, 아이디어를 망치는 RAIN 모델
기획자는 작가나 예술가처럼 번쩍하고 영감이 떠오르기를 기다리면 안 됩니다. 기획에 필요한 아이디어는 번개가 치듯이 갑자기 떠오르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아이디어를 완성해야 합니다.
모든 일은 적합한 절차에 따라 진행됩니다. 아이디어도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나옵니다. 처음에는 쓸모없는 생각이었는데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쓸모 있는 아이디어가 되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아이디어가 없다, 아이디어를 내기가 어렵다,라고 말하는데 어렵게 생각하면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기획으로 만드는 과정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새로운 걸 만드는 기획자는 발상하는 과정은 즐겨야 합니다.
때로는 비현실적인 아이디어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하지만, 현실성 없는 아이디어 속에서 헤매는 건 시간낭비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디어를 만들려면 과학적으로 검증된 일련의 과정을 따르는 게 바람직합니다.
버튼을 누르면 원하는 상품이 나오는 자판기처럼 필요할 때마다 아이디어를 꺼내서 쓸 수 있게 준비하려면 다음에 설명하는 과정을 따르면 됩니다.
모든 일에는 ‘ 적합한 과정’이 있다. 온실에서 화초를 키우는 것에 빗대서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SUN 모델 ’이 있다. SUN 모델의 표현을 빌리면, 아이디어 개발 과정은 온실에서 화초를 키울 때 태양 에너지를 충분히 받고 비·바람 등의 거친 날씨를 피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같다.
데이브 앨런·맷 킹돈·크리스 무린·대즈 루드킨 지음, 권양진 옮김, 《혁신의 기술》, (평단, 2008), 90쪽
기획자는 대부분 혼자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회의를 통해서 발전시킨다. 기획팀 구성원이 여럿이어도 개인이 아이디어를 개발한다. 여러 사람의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회의를 한다.
브레인스토밍으로 회의하자고 말하지 않아도 회의는 브레인스토밍으로 진행된다. 아이디어 회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브레인스토밍 회의에서 아이디어를 건질 게 없다는 걸 안다. 브레인스토밍이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적합한 과정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과정을 충실하게 따르면 브레인스토밍은 분명히 효과가 있다.
아이디어를 발산한 다음 서로 연결하고 집중할 부분을 정해서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면 좋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는다.
SUN 모델은 ①판단 유보하기 ②이해하기 ③가꾸기 단계를 거친다.
SUN 모델의 첫 번째 단계는 ‘판단 유보하기’다. 아이디어를 내면 즉시 의견을 제시하지 말라는 뜻이다. 브레인스토밍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아이디어가 나왔을 때 “그걸 어떻게 하는데?”,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 “내가 해봤는데 불가능해”처럼 묻거나 즉시 반대 의견을 제시하면 더 이상 좋은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두 번째 단계는 ‘이해하기’다. 여기서 이해하기는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이해하는 것이다. 왜 그런 아이디어가 나왔는지,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면 무엇이 좋아지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이디어를 이해한 후에 지지하거나 보완한다. 자기 아이디어도 다른 사람 시각에서 이해하면 객관적으로 점검할 수 있다.
좋은 점, 실현할 경우 장단점, 아이디어를 떠올린 계기 등을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살펴본다.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 생각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아이디어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반드시 거쳐야 한다.
세 번째 단계는 ‘가꾸기 ’다. 온실에서 화초를 가꾸려면 햇볕, 수분, 흙 속의 영양분을 공급하고 비·바람을 막는다. 화초처럼 가꾸는 과정을 거쳐야 훌륭한 아이디어로 발전한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대충 생각한 상태에서 멈추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의 좋고 나쁨은 나중에 판단한다. 우선 많은 아이디어를 내고 선별한 다음 정성껏 가꿔야 아이디어가 완성된다.
처음부터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아이디어는 질이 아니라 양과 관련이 있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하는 것보다 100개의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중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출처
정경수 지음,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원칙》, (큰그림, 2019), 91~93쪽
참고문헌
데이브 앨런·맷 킹돈·크리스 무린·대즈 루드킨 지음, 권양진 옮김, 《혁신의 기술》, (평단, 2008), 90쪽